[이해나 기자의 헬스 톡톡] 에이즈·구인두암 등 '성매개감염병' 증가… 건강한 性생활로 예방해야

입력 2017.11.13 09:01
성(性)생활은 인간이라면 누구든 누려야 하는 기본적인 삶의 영역이다. 하지만 성생활 중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는 곧 중증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에이즈·매독·임질·자궁경부암은 물론, C형간염·구인두암 등이 성생활 중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생길 수 있는 위험 질환이다.

최근에는 부산의 한 에이즈 환자(26)가 병을 숨기고 약 20명의 남성과 성관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를 공포에 빠뜨렸다. 에이즈는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에 감염돼 몸 전반의 면역 기능이 떨어지는 병이다. 99%가 성행위 중 감염된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5316명이던 국내 에이즈 환자 수는 2016년 1만3584명으로 9년 새 2.6배로 늘었다.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김윤정 교수는 "HIV는 바로 치료되는 질환이 아니여서 환자가 계속 누적될 뿐 아니라, 성관계를 시작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청소년 등 젊은 세대 HIV 감염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즈는 아직 완치 약이 없다. 매일 약을 복용하며 증상을 조절해야 한다. 치료받지 않으면 심각한 결핵·폐렴 등을 겪으며 사망한다.

C형간염과 구인두암(두경부암의 일종으로 편도에 생기는 암)도 성관계 중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일 수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생 성 파트너가 4명 이상인 사람은 1명인 사람보다 C형간염 유병률이 3.2배로 높았다. 구인두암의 원인 역시 50~90%가 성행위 중의 HPV(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이다. 게다가 국립암센터 두경부종양클리닉 정유석 전문의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구인두암 발생률은 1999~2008년 매년 2.35%씩 늘었고 최근까지도 증가 추세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그 원인을 HPV 바이러스 전파로 보고 있다.

성생활에 인한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려면 여러 파트너와 성관계를 하는 문란한 성생활을 자제해야 한다. 남성은 콘돔을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검사도 중요하다. ▲평소 여러 파트너와 성생활을 했거나 ▲파트너가 여러 사람과 성 생활을 했으면 한 번쯤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에이즈·매독·임질은 보건소에서 무료로 혈액 검사나 소변 검사를 받아 확인할 수 있다. C형간염도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혈액 검사를 받으면 된다. 이들 질환은 감염이 확인되면 바로 치료를 시작한다. 반면 HPV는 세포 검사 등으로 감염이 확인돼도 치료 약이 없다. 남녀 모두 성관계 시작 전 HPV 예방 백신을 맞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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