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성모안과 정충기 원장>
40대 중후반에 접어들며 많은 이들이 겪는 대표적인 시력 변화 중 하나가 바로 노안(老眼, Presbyopia)이다. 가까운 글씨가 흐릿해지고, 스마트폰이나 책을 점점 멀리서 보게 되는 증상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노화과정이다. 이로 인해 돋보기 안경이나 다초점 렌즈를 사용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노안 교정수술이 돋보기를 대신하는 방법으로 부상되고 있다.
이전에 라식이나 라섹을 받은 분들이 나이가 들어 노안증상이 생기면 한번 수술한 눈에 다시 수술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떤 수술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하며 안과를 찾는다. 다행히, 라식·라섹을 받은 환자도 노안 교정 수술이 가능하다. 이분들에게 적합한 대표적인 노안 교정 수술 방법과 수술원리, 그리고 수술이 가능한 눈의 상태와 각 수술의 장단점 등을 알면 수술을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라식과 라섹은 각막을 절삭해 시력을 교정하는 레이저 수술이다. 보통 근시, 난시, 드물게 원시를 교정하며, 수술 직후 시력 회복이 빠르고 장기적인 만족도도 높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노안이 시작되면서 기존의 라식·라섹으로 교정한 눈도 가까운 거리의 초점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 가까운 거리까지도 잘 보기 위해 노안교정수술을 할 수 있는데 이때 고려해야 사항으로는 기존의 굴절이상 즉 근시, 난시, 원시가 남아있는 정도와 라식 라섹 후 남은 잔여각막 그리고 특히 각막의 모양이 중요하다. 고위수차 측정장비를 이용해 고위수차 정도를 알아보는 정밀검사도 필요하다. 만약 각막모양이 비교적 불규칙적이고 고위수차가 높다면 노안백내장 수술 시에 선택 가능한 인공수정체의 범위는 줄어들게 된다.
이외에도 백내장의 진행 정도, 망막의 병변유무, 동공의 크기, 라이프 스타일, 수술에 대한 기대치 등도 고려해야 한다.
라식, 라섹수술 후 노안 교정 방법은 환자의 상태에 다르겠지만 양안 모두 적당한 근시가 동반된 노안이면서 나이가 40대 중반이라면 라섹수술을 한쪽 눈에만 시행함으로써, 양안 시력을 서로 다르게 만들어 가까운 거리와 먼 거리를 모두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때 백내장은 없어야 하며, 수술 전 한쪽만 콘택트렌즈를 착용해 봄으로써 미리 수술 후의 상태에 대해서 경험해 볼 수 있다. 이것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이라는 장점이 있다. 물론 테스트에서 양쪽의 시력 차에 대해 너무 불편해하면 시행이 어렵다.
또, 백내장이 동반된 경우라면 백내장 수술을 하면서 양안의 시력을 다르게(짝눈) 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백내장 수술을 하면서 원거리 근거리 시력을 모두 확보하기 위해 다초점렌즈를 넣는 노안 백내장 수술이 가장 일반적이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그동안 많은 발전을 이루어서 현재는 여러 방식의 인공수정체가 출시되었는데 대표적인 분류로 회절형, 연속초점(EDOF), 굴절형으로 나눌 수 있다. 각 렌즈는 장단점이 있는데 회절형은 근거리가 매우 우수하며, 빛 번짐 등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연속초점이나 굴절형은 빛 번짐은 적으나 근거리에 있어서는 부족한 면이 있다. 따라서 조건에 따라 이 렌즈종류를 믹스해서 주시안에는 연속초점이나 굴절형을, 그리고 비주시안에는 회절형을 넣기도 한다. 물론 이에 대한 판단은 환자의 기대치와 의료진의 경험, 눈의 상태에 따른다.
라식, 라섹수술을 받으신 분으로 대상으로 하는 노안 백내장 수술은 수술받지 않았던 눈에 비해서 수술 한 눈은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주의할 점이 있다.
특히 라식이나 라섹은 각막 전면부 곡률을 바꾸기 때문에, 기존의 생체계측(Biometry) 공식들이 정확한 도수를 산출하기 어렵다. 그래서 정확한 인공수정체 도수를 결정하기 위해 수술 전, 후 데이터를 함께 반영한 보정 공식(예: Barrett True-K, Haigis-L 등)을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의료진의 경험이 추가되어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고차수차 및 콘트라스트 감도를 고려해야한다. 라식, 라섹 후에는 고차수차(HOA)가 증가할 수 있고, 다초점 렌즈는 구조적으로도 대비감도(Contrast Sensitivity)를 일부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망막 상태 및 시신경 건강상태를 정확히 봐야 한다. 라식, 라섹 후 환자 중 일부는 망막 주변부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어, 다초점 렌즈의 복잡한 영상 처리에 적응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망막 OCT 검사와 시야검사로 사전 확인이 필수적이다.
결론적으로 라식, 라섹 수술 후 노안 교정 수술은 가능하며, 다만 다른 경우보다 좀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충분한 상담 후 결정을 해야 좋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