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양악수술 명의’ 서울아산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이부규 교수

-양약수술이란 무엇인가?
“양악수술은 상악(위턱뼈)과 하악(아래턱뼈)을 모두 수술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잘못된 턱 위치를 재배치하는 수술이다. 턱은 음식을 씹고, 삼키고, 말하는 등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필수 기관이다. 턱 모양과 위치는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 데 30% 정도 영향을 미친다. 턱의 위치를 교정해 턱 기능을 바로 잡고, 비정상적인 얼굴 생김새를 개선하는 것이 양악수술의 목적이다.”
-턱 부정교합을 유발하는 생활 습관은?
“턱 부정교합은 여러 가지 원인의 복합적인 상호 작용으로 발생한다. ▲껌이나 딱딱한 음식을 즐기거나 ▲한쪽으로 씹거나 ▲턱을 자주 괴는 습관이 있는 경우다.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자기도 모르게 이를 꽉 아물고, 자주 이를 가는 것도 원인이다.”
-턱 부정교합을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는?
“삶의 질이 떨어진다. 입을 벌릴 때마다 통증이 생기고 ‘턱 걸림 현상’이 나타난다. 턱 걸림 현상이란 입을 편하게 벌리지 못하고 턱관절 디스크에서 ‘덜그럭’ 소리가 나면서 걸리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턱 부정교합이 생기면 디스크가 빠지면 발육에 문제를 겪을 수 있다. 턱관절이 자라지 못해 턱 비대칭이 생긴다. 또한 턱관절이 짧아지면서 턱이 서서히 돌아가기도 한다. 턱 부정교합으로 인해 입이 잘 안 벌려지는 ‘개구 제한’도 생긴다. 모든 현상이 복합되면 턱이 삐뚤어지고 무턱이 되는 등 턱 기형이 발생한다. 이때 양악수술이 꼭 필요하다. 한편 턱은 머리·어깨 부위의 신경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이로 인해 두통·이명·어깨통증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양악수술은 몇 살부터 받을 수 있나?
“나이보다 ‘성장호르몬 분비’에 초점을 둔다. 성장호르몬 분비가 멈추거나 더뎌진 상태에서 하는 게 좋다. 수술 후에도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면 턱이 다시 자랄 수 있고 모양 변형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성장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성인도 턱이 계속 자라기도 한다. 이런 경우 턱뼈뿐 아니라 얼굴과 전체 뼈가 자란다. 수술 전에 성장호르몬 관련 검사 후 양악수술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양악수술 전 교정해야 한다던데?
“교정은 대부분 필요하다. 수술 전 치아 교합을 맞춰놔야 하기 때문이다. 치아 교합이란 위아래 치아의 맞물림 상태를 뜻한다. 양악수술로 턱 모양만 맞춘다고 해서 치아 교합이 맞는 것은 아니다. 수술 전에 수술 후 변화할 턱 모양을 예측한다. 이후 바뀔 턱 모양에 맞춰 수술 전 교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양악수술 전 교정은 일반적인 치과 교정과는 다르다. 단순히 치열을 바르게 하는 일반 교정이 아니다. 수술 후 턱 모양에 맞게 치아를 교정하기 때문에, 수술 전에는 교정해도 비뚤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수술하고 나면 바뀐 턱 모양에 맞춰 바른 모양을 유지한다.
-또 수술 전 진행하는 것은?
“먼저 엑스레이, CT(컴퓨터단층촬영) 등 검사를 하고, 환자의 턱 모양을 본떠 수술 전 교정이 필요한지 확인한다. 이후 수술 전 교정을 진행하고, 교정이 끝나면 양악수술 날짜를 잡는다. 수술 직전에는 혈액검사, 흉부 엑스레이 촬영과 같은 내과와 관련한 문제를 확인한다. 요즘은 ‘3D 프린팅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환자 상태를 분석하고, 수술 가이드를 제작한다. 3D 프린팅 시뮬레이션으로 모의 수술까지 진행한 후 최종 가이드를 만들어서, 이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수술에 들어간다. 환자는 내과 문제, 대사 장애, 기저질환, 복용 중인 약 등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 내과 질환으로 인해 아스피린, 와파린 등의 항응고제를 오랫동안 복용했다면 수술 중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입안을 소독한 뒤, 국소마취를 진행하고 입안에 절개선을 그린다. 위턱 수술은 잇몸을 절개한 뒤 뼈로 접근하기 위해 위턱뼈를 분리한다. 위턱뼈를 절단하고 턱의 위치를 조정한 뒤 나사를 이용해 턱뼈를 고정한다. 아래턱 역시 같은 방법으로 수술한다. 그 뒤에 절개한 부위를 봉합하면 된다. 전신 마취 시간을 제외한 총수술 시간은 3~4시간이다.”
-회복 때 힘들 것 같은데?
“우리병원은 3일 이상 입원을 권장한다. 입원하면서 환자의 회복 속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수술이 끝나면 마취가 풀리면서 통증을 느끼고 조금씩 피가 날 수도 있다. 특히 수술 후 둘째 날에 잘 붓는다. 이 시기만 지나면 좋아진다. 수술 4~6주 후에 뼈가 붙는다. 수술 후 1주가 지나면 일상적인 활동은 가능하지만, 회사‧학교 등의 사회활동은 4주 이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수술 후 통원 치료는 퇴원 후 약 두 달간은 최소 주 1회 권장한다. 수술 부위 치유 경과와 턱뼈 안정성을 관찰하고 재활치료 통해 정상적 턱 운동을 유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술 후 교정이 필요한 사람들은 교정을 한다. 이후에는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영상 검사를 시행해 지속적인 관찰 통해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회복 과정에서 주의점은?
“수술 후에 붕대로 얼굴을 압박하는데, 이때 굉장히 답답하다. 이 답답함을 잘 참고 냉찜질하면서 부기와 통증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후 얼굴이 붓고 피가 나면 불안할 수 있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오히려 걱정하면 혈압이 더 올라가서 출혈이 심해질 수 있다. 그러니 의료진을 믿고 마음 편하게 있으면 알아서 회복된다.”
-수술 부작용도 있나?
“양악수술할 때 신경을 건드리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얼얼함을 느낄 수 있다. 부작용이라기보다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증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턱에 문제가 없는데, 단순히 미용 목적으로 양악수술을 하거나 양악수술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의사에게 수술받으면 여러 부작용이 나타난다. 이때 수술 후 한두 달 정도 멀쩡한 상태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턱관절이 다 녹아버린다. 양악수술은 턱뼈를 조각내 수술하기 때문에 수술이 잘못되면 감각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개인 병원에서 수술받고 부작용이 나타나 재수술을 위해 우리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그만큼 양악수술은 턱 관절, 턱 기능에 대해 제대로 아는 전문적인 의사를 찾아 수술받는 것이 중요하다.”
-‘악안면 기형’ 때문에 양악수술을 고려하는 사람이 있다. 악안면 기형이란 무엇인가?
“악안면 기형이란 얼굴뼈나 턱뼈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않아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생긴 기형을 뜻한다. 악안면 기형은 ‘선천적 기형’과 ‘후천적 기형’으로 나뉜다. 선천적 악안면 기형은 ‘유전자 이상’이 원인이다. 트리처 콜린스 신드롬, 크르종 병, 에이퍼트 신드롬 등이 해당한다. 후천적 악안면 기형은 ‘외상’이나 ‘질환’으로 인해 생긴 것이다. 턱뼈에 생기는 암인 구강암‧침샘암이나 물혹, 양성 종양, 사고로 인한 골절로 악안면 기형이 나타날 수 있다.”
-악안면 기형도 양악수술로 치료 가능한가?
“경미한 악안면 기형인 ‘반안면왜소증’은 양악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반안면왜소증은 한쪽 얼굴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비대칭이 발생하는 선천성 악안면 기형이다. 하지만 트리처 콜린스 신드롬, 크르종 병, 에이퍼트 신드롬 등은 양악수술로만은 부족하다. 턱뿐만 아니라 두개골 비대칭, 안구 비대칭, 안구 돌출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이때는 양악수술과 함께 두개골 성형술이나 안와감압술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 턱관절에 암, 종양, 물혹 등이 있다면 종양이 자라면서 비대칭이 생기는 것이다. 턱뼈보다는 종양, 물혹을 없애 대칭을 맞춘다. 종양을 떼어내면서 턱뼈를 함께 제거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안면 재건을 통해 떼어낸 부분을 채워준다.”
-양악수술 보험 적용 기준 어떻게 되나?
“양악수술 보험 적용 기준은 ▲선천성 악안면기형으로 인한 악골발육 장애나 종양‧외상 후유증으로 인한 악골발육장애 ▲뇌성마비 등 병적 상태로 초래되는 악골발육장애 ▲악안면교정수술을 위한 교정치료 전 상하악 전후 교합차가 10mm 이상인 경우 ▲상하악 중절치 치간선이 10mm 이상 어긋난 심한 부정교합 ▲양측으로 1개 치아씩 또는 편측으로 2개 치아 이하만 교합되는 부정교합 등이다. 해당 증상 중 한 가지 이상 포함된다면 보험 적용된다.”
-양악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구강악안면외과에 대해 알려달라.
“구강악안면외과는 구강(입), 악(턱), 안면(얼굴) 부위의 다양한 질환이나 기형을 가진 환자를 치료하는 분야로 치과의 주요한 전문 과목의 하나다. 구강악안면외과가 다루는 전문 진료 영역은 ▲구강암 ▲턱얼굴 기형 ▲양악수술 ▲중증 턱관절 장애 ▲턱얼굴 골절과 외상 ▲고난이도의 사랑니 발치 ▲턱뼈의 양성 낭종‧종양 ▲구개구순열 ▲침샘질환 ▲턱뼈 골수염을 비롯한 중증의 염증성 질환 ▲고난이 치과임플란트 수술 ▲기타 안면미용수술이 포함된다.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치과의 분야다. 양악수술도 구강악안면외과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행했으며, 현재 가장 많은 양악수술을 하고 있다. 특히 대한구강악안면외과 학회는 4차 산업혁명기술인 AI(인공지능), 로봇, 3D 모델링 시뮬레이션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기존의 전통적 기술 보다 더 안전하고 정밀하게 수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악수술을 고려하거나 앞둔 사람에게 한 마디.
“너무 무서워하지 않고 의료진을 믿고 따라줬으면 좋겠다. 양악수술에 대한 편견이 있는데, 매체 등에서 보도된 사고를 보면 대부분 원리 원칙대로 하지 않아 생긴 일 이다. 양악수술을 할 때 과도하게 미용상의 부분만 중점적으로 두거나, 빨리 무리하게 수술하는 병원에서 생기는 사고다. 구강은 호흡하는 공간이라 혈관이 많다. 또한 머리와 연결돼 있어 세심하게 수술해야 한다. 부주의하게 수술하면 이런 사고 생길 수 있다. 응급상황에서 대처가 가능한 대학병원이나 전문 병원을 찾아 수술 전 충분한 상담과 검사 후 양악수술을 받는다면 기능과 미용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은 결과를 볼 수 있다.”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학교병원 전임의를 지내고 현재 서울아산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치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회장, 대한치의학회 부회장,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위원, 한국조직공학 재생의학회 수석부회장, 서울아산병원 혁신의료기술 실증지원센터 자문위원 등을 지내고 있다. ‘상악 치아 발달 이상과 조숙한 사춘기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하고 ‘악안면 섬유성 골이형성증을 동반한 신성골이영양증‧부갑상선항진증 환자의 증례보고’ 등 학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부규 교수는 약 30년 이상의 오랜 경력에도 불구하고 늘 겸손한 마음으로 수술하려고 한다. 수술받은 환자가 고맙다고 말하고 상태가 좋아지는 걸 볼 때의 뿌듯함과 보람으로 살아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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