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망 위험, 남자가 여자보다 높아"

입력 2020.12.11 14:23
남성과 여성이 마스크를 쓰고 기침을 하고 있다. 남성이 여성보다 앞 쪽에 배치됐다
남성이 여성보다 코로나19로 사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위험이 여성보다 남성에서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감염률은 남녀가 비슷했지만,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은 2배 이상, 사망할 위험은 약 1.4배 높았다.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의 케이트 웹 박사팀은 지난 1월 1일부터 6월 1일까지 세계 46개 국가와 미국 44개 주에서 진행된 90건의 연구 자료에서 약 3백만 명의 감염 사례를 수집해 종합 분석했다.

감염 사례 중 여성은 157만 명, 남성은 153만 명으로 비슷했다. 중증으로 진행돼 병원 집중치료실(ICU; intensive care unit)로 옮겨진 건 모두 1만2000여 명이었다. 이 중 남성 환자가 약 8000명으로 4000명인 여성 환자보다 2배 더 많았다. 사망자는 모두 20여만 명으로 남성 환자가 약 12만명, 여성 환자가 9만1000명이었다.

남성 환자에게 코로나 바이러스19가 더 위험한 이유는 행동과 사회경제적 차이보다는 생물학적 차이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면역체계에서 남녀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성호르몬이 면역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대표적인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바이러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능력을 보였지만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면역 체계를 억제했다. 여성 환자의 면역 체계는 바이러스가 침입한 조기에 작동해 병이 중증으로 심화되는 것을 막았다. 침입한 바이러스를 공격하기 위해 생기는 물질인 ‘1형 인터페론’(IFN)이 남성 환자보다 더 많이 형성됐다. 성염색체 수와도 관련이 있다. X염색체는 면역을 담당하는 유전자들이 Y염색체보다 많다. 여성의 성염색체는 X염색체가 쌍을 이루고, 남성은 XY염색체로 이뤄져 있어 여성 환자가 중증으로 발현된 위험이 적었다.

연구팀은 또 다른 이유로 남성이 여성보다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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