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 속 팬데믹, 노인 독감 예방 중요한 이유

입력 2020.11.18 15:16
노인 독감
올해는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감염과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감염에 취약한 고령자 등 고위험군에게 안전한 독감백신 접종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독감 환자는 통상 11월부터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해 12월과 1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올해는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감염과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감염에 취약한 고령자 등 고위험군에게 안전한 독감백신 접종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다만, 올해는 인플루엔자 유행수준이 예년보다 낮고 유행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을 너무 서두르지 말고 건강상태가 좋은 날 접종할 것을 당부했다.

고령화 사회, 코로나19가 보여주는 노인 건강 불평등
국제연합(UN)에 따르면, 향후 30년 동안 세계 노인의 수는 2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은 세계적으로 빠르게 고령화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지난 50여년 간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약 5배 증가했으며(1970년 3.1% → 2019년 14.9%), 2067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46.5%)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령자가 점점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사회에 살고 있지만, 노인은 여전히 건강 불평등 속에 놓여있다. 수명 연장이 건강한 신체기능을 담보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나이 들수록 면역기능은 저하되고, 1~2개 이상의 만성질환도 앓게 된다. 그만큼 고령자는 감염병에 취약해진다.

당면한 코로나19 사태는 고령자가 얼마나 감염에 취약하고 또 치명적인지를 잘 보여준다. 영국에서 올해 6-7월(6.20-7.13)에 성인 10만 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전체 감염 사망률(overall infection fatality ratio (IFR))이 15-44세 성인의 경우 0%에 가까웠으나, 65-74 세의 경우 3.1 %, 75세 이상 노인의 경우 11.6 %로 증가했다.  또 올 초 국내 코로나19 감염증 사망자 분석 연구에 따르면, 사망자의 평균연령은 75.5세로 고령일수록 치명률이 증가했다.  현재까지 국내 코로나 사망자의 90% 이상은 만 60세 이상에서 발생했고, 80% 이상은 70세 이상에서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연합(UN)은 지난 10월 1일, 세계 노인의 날 30주년을 맞는 올해를 ‘헬씨 에이징 10년 (Decade of Healthy Ageing)(2020-2030)’ 계획이 시작되는 해로 기념하고,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노인에게 끼치는 건강불평등과 심각한 영향에 대해 얘기했다. 국제노인연맹(IFA: 82 개 이상의 국가에서 정부, 학계, 산업 및 개인 회원으로 구성된 국제적 비정부기구(NGO))도 노년기 건강과 복지에서 감염병을 막기 위한 성인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평생 예방접종 지원 및 성인 예방접종률 향상을 위한 글로벌 캠페인 활동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독감, 고령자에게 더 치명적인 이유
고령화 사회에 인플루엔자와 같은 감염병은 심각한 공중 보건 문제가 된다. 매년 인플루엔자 시즌 독한 감기 정도로 인식됐던 독감은 사실 그 위험성이 과소평가돼 있다. 인플루엔자는 단순한 호흡기 감염병이 아니다. 우리나라 10대 사망원인의 절반,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10대 다빈도 입원 상병 중 3개 질환이 인플루엔자와 관련 있다. 65세 이상 노인의 45~77%는 1개 이상의 인플루엔자 관련 합병증을 겪는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인플루엔자는 감염 시 폐렴, 심혈관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 위험을 증가(폐렴 발생 위험 최대 100배,  급성 심근경색 및 뇌졸중 위험을 각각 최대 10배, 8배 증가시키는 치명적인 질환일 수 있다.  특히 면역 체계 약화로 감염병에 취약한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에게 인플루엔자는 중증합병증으로 인한 입원, 심지어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의 약 90%를 차지할 정도이고, 고령자의 인플루엔자 초과 사망률은 청장년층보다 317배 더 높다.(17/18 절기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의 약 90%가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의 기저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심장 및 만성폐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고령자의 경우 인플루엔자 감염 시 사망위험이 최대 20배까지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백신·면역력·생활 방역 수칙 3가지 지켜야
고령화 사회에서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를 포함한 여러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비용 효율적인 예방책 중 하나이다.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예방접종의 목적은 인플루엔자 발병을 예방하는 것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된 이차 합병증을 막고 그로 인한 입원과 사망을 감소시키는 데 있다. 

독감 백신은 인플루엔자 감염과 관련된 의료기관 방문 및 입원 위험을 줄이는 데에 효과적이다. 고령자에서 독감 백신은 폐렴이나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입원을 25-53%, 사망은 27-75%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당뇨병, 심장, 폐 질환 등 만성질환자 역시 인플루엔자나 폐렴으로 인한 입원 또는 사망을 43-56% 정도 예방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독감백신은 심혈관계 사건 위험 감소와도 관련이 있다. 

단, 고령자는 전반적인 면역기능이 저하로 백신의 효과가 젊은 성인에 비해 떨어질 수 있으므로예방접종뿐 아니라 예방접종 전 면역력 증강을 위해 꾸준한 약복용 등 만성질환 관리, 체력 관리, 건강한 식생활습관을 챙겨야 한다. 또한 예방접종 후에도 ‘손씻기’, ‘마스크 쓰기’, ‘사람 많은 곳 피하기’와 같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

<사노피 파스퇴르에서 제작을 지원받아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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