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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위험 낮추는 당뇨병 치료제, 치매 치료제로 사용 가능할까

언론사

입력 : 2025.04.11 09:11


[메디컬투데이=최재백 기자] 당뇨병 치료제가 알츠하이머병 및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된 치매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흔히 사용되는 당뇨병 치료제인 GLP-1RA와 SGLT2i가 알츠하이머병 및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된 치매 발생 위험을 현격히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JAMA 신경학(JAMA Neurology)’에 실렸다.

전 세계 평균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치매 환자 수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수십 년간 치매 치료를 위한 집중적인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마땅한 치료제를 찾지 못하고 있고 치매 진행을 늦추는 일부 치료제들도 효과적인 돌파구가 되지 못했다.

특히 효과적인 약물이 발견되더라도 충분한 근거로 뒷받침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고, 시장에 출시하는 데도 상당한 금액이 투입되어야 한다.

따라서 일부 학자들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기존 치료제 중에서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약을 찾음으로써 이용 가능성을 확보하기까지의 시간을 줄이고자 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형 당뇨병과 치매는 염증, 뇌 내 인슐린 신호 전달 장애 등 공통된 생리학적 기전을 공유할 것으로 추측되고, 당뇨병 환자의 치매 발생 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러한 결과들로부터 2형 당뇨병 치료제가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번 연구팀은 플로리다, 조지아, 알라바마 데이터에 접근하여 50세 이상 2형 당뇨병 환자 총 9만216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들은 참여자들이 사망하거나 알츠하이머병·혈관성 치매·전두측두엽 치매·루이소체 치매를 포함한 치매가 발생할 때까지 경과 관찰을 이어나갔다.

그들은 세 가지 조합으로 당뇨병 치료제들의 효능을 비교했다. 글루카곤-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GLP-1RAs)와 기타 2차 혈당 저하제의 효과 비교, 소듐-글루코스 공동수송체-2 억제제(SGLT2is)와 기타 2차 혈당 저하제의 효과 비교, GLP-1RA와 SGLT2i의 효과 비교 등이다.

비교 결과, 연구팀은 기타 2차 혈당 저하제들과 비교했을 때 GLP-1RA가 치매 발생 위험을 33% 낮췄고, SGLT2i는 치매 발생 위험을 43% 낮췄다고 전했다.

당뇨병 치료제들이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추는 정확한 기전은 확실치 않다. 하지만 GLP-1RA는 신경염증을 줄이고, 뇌 내 인슐린 신호 전달을 개선하며, 신생 신경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SGLT2i는 뇌 혈류를 개선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며, 미토콘드리아 활동을 향상시킴으로써 뇌를 보호할 수 있다.

추가로 전문가들은 GLP-1RA와 SGLT2i가 혈당을 조절하고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원인인 염증을 줄이며, 혈관성 치매의 핵심 원인인 혈관성 위험을 줄일 뿐만 아니라, 뇌 내 아밀로이드-베타 및 타우 단백질 수치를 줄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날 ‘JAMA 신경학’에 실린 다른 논문은 해당 연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한다.

해당 연구는 총 16만4531명의 참여자 데이터를 포함한 26개 임상시험에 관한 체계적 문헌 검토 및 메타-분석 연구였다.

연구에 따르면 GLP-1RA는 치매 또는 인지 장애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줄였으나, SGLT2i는 그렇지 않았다. 즉 GLP-1RA의 치매 예방 효과에 대해서는 같은 결론을 내렸으나, SGLT2i의 치매 예방 효과에 대해서는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러한 차이가 나타난 이유는 경과 관찰이 짧았기 때문일 수 있는데, 치매가 발생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것에 비해, 두 연구의 평균 경과 관찰 기간은 5년 미만이었다.

연구팀은 아직 결론을 내리기 이르지만, 당뇨 치료제로 인슐린과 염증을 조절하는 것이 치매와 연관된 뇌 내 변화를 일부 늦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다음 질문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게도 당뇨병 치료제가 치매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이다.

연구팀은 GLP-1RA와 SGLT2i의 치매 예방 기전이 인슐린 저항성 또는 염증을 줄이는 원리라면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게도 치매 예방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확실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장기 연구들이 추가로 이루어져야 하지만, 당뇨병 치료제, 특히 GLP-1RA가 2형 당뇨병 환자의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설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최재백 jaebaekchoi@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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