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에 널린 쑥·냉이, 뜯고 싶죠? 안 돼요

입력 2025.04.13 08:03
쑥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향긋한 봄나물들이 새순을 내미는 봄이 왔다. 하천 변, 공원 등에서 간혹 이 나물들을 마주하곤, 채취해 주방으로 들고 가는 사람이 있다. 따먹지 않는 게 낫다. 불법이고, 독초와 헷갈릴 수 있는 데다, 중금속 중독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유원지에서 딴 쑥, 깨끗할 줄 알았는데… 중금속 범벅?
자연에서 바로 채취한 거라 더 좋을 거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중금속 범벅일 수 있다. 지난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도심 하천이나 도로변에서 자란 나물 377건과 야산이나 들녘에서 채취한 나물 73건의 중금속 함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도심에서 채취한 나물에서는 중금속인 납과 카드뮴 성분이 검출됐다. 약 10% 나물에선 중금속 허용 기준치를 넘을 정도였다. 국제암연구소는 납을 발암 가능 물질로, 카드뮴은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납에 중독되면 빈혈, 신장·생식 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카드뮴은 호흡기·위장·신장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도심 중 깨끗할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 하천 변, 공원·유원지에서도 부적합 봄나물이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쑥, 냉이 등 봄나물은 직접 채취해서 먹는 건 안전하지 않다"며 "중금속뿐만 아니라, 하천 변 등에서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뿌리는 제초제나 농약에 오염됐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무리 깨끗이 씻어 먹어도 중금속은 없애기 어렵다. 중앙대 식품공학과 하상도 교수는 과거 헬스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토양 속에 오염된 중금속이나 농약은 채소 뿌리를 통해 흡수, 흡착된 것이므로 물로는 제거되지 않는다"며 "끓여도 중금속은 열에 강해 전혀 제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사나 미세먼지로 채소잎이나 줄기에 붙은 중금속, 농약 등은 물 세척으로 어느 정도 제거가 가능하다. 과일 등을 씻을 때 사용하는 세제로 세척하면 된다.

무엇보다 소유한 대지에서 난 나물이 아니라면, 채취는 불법이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산림자원법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허가 없이 채취했을 때 5년 이하의 징역,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 수 있다"고 했다.

◇봄나물, 독초와 구분 어려워
본인 소유의 야산이나 들녘에서 채취한 나물이어도, 두 번 보자. 나물과 비슷한 독초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봄철엔 꽃이 피기 전이라 잎이나 뿌리만으로는 나물과 독초를 구별하는 게 쉽지 않다. 최근 5년간 독초 등을 섭취하고 복통 증상을 호소한 사례는 총 41건인데, 그 중 봄철(3~6월)에 신고된 건이 33건으로 80%에 달한다.

봄철 대표적인 독초로는 미국자리공, 삿갓나물, 동의나물, 은방울꽃, 털머위 등이 있다. 미국자리공은 더덕과 비슷하게 생겼다. 덩굴성 다년초인 '더덕'은 뿌리가 가로로 주름져 있고, '미국자리공'의 뿌리는 매끄럽다. 또 굵은 뿌리에서 자주색 줄기가 나오고 향기가 없다. 삿갓나물은 우산나물과 유사하다. 우산나물은 잎의 가장자리가 잘게 갈라지고, 잎이 길게 2열로 나뉜다. 삿갓나물은 줄기 끝에서 잎의 가장자리가 갈라지지 않는다. 동의나물은 쌉싸름한 맛이 특징인 곰취와 혼동할 수 있다. 향을 맡아 구별할 수 있다. 동의나물은 향이 없고, 잎 가장자리에는 둔한 톱니가 있다. 곰취는 향이 좋다. 잎은 부드럽고 광택이 없으며, 톱니가 날카롭다. 은방울꽃은 명이나물이라고 불리는 '산마늘'과 비슷해 주의해야 한다. 은방울꽃은 뿌리에 독이 있어 잘못 먹으면 위험할 수 있다. 은방울꽃은 잎이 곧고 튼튼하게 뻗어 있으며 융기가 있다. 산마늘은 마늘 향이 강하게 나고, 줄기 하나에 두세 장 잎이 달려있다. 털머위는 머위와 비슷한데, 털머위는 머위보다 잎이 두껍고 표면에 윤이 난다. 또 갈색 털이 많다. 식약처 관계자는 "독초를 산나물로 오인해 섭취한 후 복통, 구토 등의 이상증세가 나타나면 병원을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남은 독초를 함께 가져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먹을 수 있는 산나물이더라도 원추리, 두릅, 고사리 등은 식물 고유의 독성 성분이 있어, 끓는 물에 충분히 데쳐서 먹어야 한다. 특히 원추리에는 구토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콜히친이라는 성분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성분은 원추리가 성장할수록 강하게 나타나, 여린 잎만 충분히 익혀서 섭취해야 한다. 생채로 먹는 나물은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수돗물에 3회 이상 깨끗이 씻은 후 조리하면 잔류농약, 식중독균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 봄나물을 보관할 때는 뿌리에 묻어 있는 흙은 제거하고 비닐이나 뚜껑 있는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향기와 영양성분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

나물과 독초
그래픽=김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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