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름 잠잠했다가 겨울 '계절독감'처럼 다시 올수도"

입력 2020.03.21 08:30
인터뷰 모습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 /사진= 이주연 기자

"여름이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기세는 누그러질 거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 세계에 확산된 추세를 보면 아시아에서 시작돼 북미 찍고, 남미와 오세아니아에서 유행하다가, 겨울철 국내에 다시 돌아올 확률이 높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계절 독감처럼 '계절 코로나'가 되는 것이다. 그 전에 백신을 개발해 접종하고 있으면 좋은데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대한감염학회 전 이사장인,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의 장기화를 우려했다. 김 교수는 2003년 사스 발생 때 정부 자문위원을 맡았고, 2009년 신종플루 때 현장에서 활동했으며, 2015년 메르스 유행 때는 국무총리 특보로 참여했다. 이외에도 에볼라 바이러스,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신종 감염병에 대해 연구한 국내 감염병 최고 권위자다.

이런 김 교수가 코로나19 종식에 대해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다"며 "감염병 유행은 완전히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어서, 지금이 야구에서의 3회 말인지 7회 말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메르스 유행 때는 최대 잠복기 14일의 2배기간 동안 새로운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시점에 국내 종식을 선언했었다.

레이더망 피해 폭격해오는 '스텔스 바이러스'

지금은 출현한 지 100일도 안 된 새로운 종류의 바이러스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 지 모르는 상황이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를 상대의 탐지망을 피해 폭격해오는 '스텔스 전투기'에 비유했다. 그만큼 대적하기 어려운 바이러스라는 것이다. 그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전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고, 전파 속도가 사스보다 빠르며, 환자마다 나타나는 증상도 비특이적이어서 의사들도 난감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3월 20일 기준으로,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 환자는 22만9049명이며 사망자는 9700명에 달한다. 김 교수는 "현재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코로나19가 6~7월께 사람에서 유행이 종식되고 다시 원래의 박쥐에게로 돌아가는 것이지만 지금 형국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 감염병 전문가들도 코로나19가 계절성 질병처럼 또 다시 발병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 여름 국내 감염은 줄어들 수 있다. 김 교수는 "여름철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이 짧아지는데다, 그쯤이면 코로나19를 겪어 면역력이 형성된 이들이 늘어나 군집 면역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전 세계로 확산됐다는 점이다. 아시아(중국∙일본∙홍콩∙필리핀∙파키스탄 등), 중동(이란∙바레인∙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 등), 유럽(이탈리아∙독일∙프랑스∙영국∙스페인∙스위스 등), 미주(미국∙캐나다∙브라질∙멕시코∙파나마 등)는 물론 오세아니아(호주∙뉴질랜드)와 아프리카(나이지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세네갈∙수단 등), 기타(괌∙페로제도∙케이맨제도 등) 총 93개 국가 및 지역에서 보고되고 있다.

태양 주변을 관찰하면, 둥근 태양의 바깥으로 흰색의 불꽃같은 광채가 보이는데 이를 코로나라고 한다. 이 태양 대기층의 모습이 왕관처럼 보여 왕관의 라틴어인 코로나라고 불렀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모습도 이와 비슷해 이 같은 이름이 지어졌다.

겨울철 계절독감처럼 '계절 코로나'되나

국내에서 최대한 방어해도 여름 동안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에서 크게 유행하다가, 다시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쉬운 차고 건조한 겨울이 되면 또 위험할 수 있다. 이번에 코로나19에 대해 면역 항체가 생긴 사람도 돌아오는 겨울까지 항체 효과가 유지될 지도 알 수 없다. 그 사이 해외 감염자 유입을 다 막아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김 교수는 "겨울 전 코로나19에 대항할 백신이 개발돼 접종하는 것이 2번째로 좋은 시나리오지만 이마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2009년 신종플루 때는 계절독감 백신을 만드는 플랫폼에다가 항원만 갈아끼워 만들었다. 같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였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존에 만들어진 백신이 아예 없다. 사스와 메르스도 코로나바이러스의 돌연변이고 각각 출현한 지 18년, 8년이 지났지만 아직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상황이다.

김우주 교수는 "인류에게 감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가 약 800개인데, 이 가운데 개발에 성공한 백신은 폐구균∙B형간염 등 27~28개뿐"이라고 말했다. 1981년 첫 등장한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도 40년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쏟아 부었지만 아직 효과적인 백신이 없다. 치료제도 증상을 관리해 줄뿐, 완치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세계 제약사, 연구진들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 김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콧물∙재채기의 가벼운 감기 증상만 일으켰을 때는 백신을 개발할 필요가 없었지만, 이제 매년 계절 코로나로 유행된다면 경제적 가치, 시장성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김 교수는 "정부가 이제라도 국가방역 실수를 인정하고, 의료계가 처음부터 수차례 권고했던대로 강력한 통제전략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율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집단모임 자제도 좋지만 미국∙프랑스∙이탈리아처럼 국가 차원의 2주간 외출금지, 일부 국가 입국금지, 해외여행 금지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의 80%가 예방 수칙을 지키며 조심해도 일부 20%가 안 지키면 감염병 전파를 막기 어렵다.

김 교수는 "정부의 미지근한 대응으로 이미 국내 지역사회에 너무 퍼졌고, 대구∙경북 지역은 의료체계가 무너져 일반 환자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며 "국민과 의료진들이 신음하고 지쳐가는 현재 상황에 정부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단계로 격상하던 때를 놓친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제는 국민도 코로나19의 중장기적인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 김 교수는 "지금처럼 마스크 쓰기와 손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지키고,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는 특히 불필요한 모임이나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실내가 아닌, 집 근처 공원산책 정도는 괜찮다. 타인과 간격이 2m 이상, 크게 떨어진 실외 개방된 장소라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김 교수는 "감염자가 길거리에서 기침을 했더라도 중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담긴 비말이 땅으로 떨어진다"며 "원칙적으로는 개방된 실외 장소에서의 공기 전파는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회나 PC방처럼 밀폐된 실내공간에 사람이 가득한 경우는 공기 전파가 생길 수 있다. 감염자에서 나온 기침 침방울이 책상에 떨어졌다가도 건조되고 가벼워져 떠다닐 수 있다. 김 교수는 "지하철 출퇴근, 질환자의 병원 진료, 사회 필수요원 등은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활동하면 된다"면서도 "급하지 않은, 중요하지 않은 모임은 방심하지 말고 피하라"고 조언했다. 마스크는 KF80이나 덴탈마스크의 1회 사용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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