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 4가? 병원별 독감 백신 '가격' 궁금하다면?

입력 2020.09.24 16:13

"팬데믹을 막자"... 독감 예방접종 가이드

주사 맞는 여성 사진
제조사별로 다양한 종류의 독감 백신이 있지만, 효능에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40대 A씨는 지인이 독감 예방접종을 했다는 말을 듣고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3가와 4가 백신 중에 어떤 것을 맞을 것이냐고 물었고, 두 백신은 가격이 다르다고 했다. 또한 같은 4가 백신인데도 지인이 맞은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했다.

독감 백신은 3가와 4가, 좁게는 제조사 별로 10여 개에 이른다. 이들은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병원마다 가격에 차이가 있는 이유는 무엇이고, 병원에 방문하기 전 미리 가격을 알아볼 방법은 없는 걸까.

독감 예방접종, 제조사별 효능 차이는 없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A형과 B형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급성 호흡기 질환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공중보건을 위해 매년 초에 그 해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인플루엔자 유형을 예측하고, 백신 제조사들은 이를 반영해 독감을 제작한다. 3가 백신은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 2종(H1N2·H3N2), B형 바이러스 1종(빅토리아)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다. 4가 백신은 여기에 B형 바이러스 1종(야마가타)이 추가된다.

작년까지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서 무료로 접종한 백신은 3가 백신이었다. 올해는 코로나19 유행과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 예방을 위해 무료 백신을 4가로 변경했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3·4가 백신은 품질에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예방 범위에 차이가 있는 것"이라며 "WHO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예측이 100% 맞을 순 없기 때문에 적중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4가 백신이 조금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4가 백신도 제조사 별로 여러 제품이 있다.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만 해도 GC녹십자, LG화학, 보령바이오파마, 일양약품, 한국백신, 사노피파스퇴르, SK바이오사이언스 등 7개사다. 이에 최근 인터넷 상에서는 어떤 제조사의 제품이 더 좋은지를 묻는 게시들도 이어졌다. 강재헌 교수는 "이들 제품은 제조 공법의 차이만 있을 뿐, 예방 효과에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등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제조사를 선택해가며 접종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심평원 홈페이지서 미리 가격 알 수 있어
모두 비슷한 제품인데 병원마다 가격에 차이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방접종은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이다. 비급여 항목은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이 자체적으로 금액을 정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제조사의 백신도 1만 원 대에서 4만 원 대까지 약 4배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보건당국은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혼란을 느낄 것을 우려해 2013년부터 의료법에 따라 비급여 진료비를 조사해 공개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비급여진료비정보' 카테고리를 통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를 확인할 수 있다. 총 12종 인플루엔자 백신의 최저·최대·평균 가격도 제공한다. 다만, 아직 의원급 의료기관은 공개대상이 아니므로 방문하고자 하는 의료기관에 직접 문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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