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0%로 높아… 백신 접종 필수

전세계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23만 명을 넘어서는 등 발병 이래 최다 환자수를 기록하고 있다(7월 12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다른 감염병도 늘고 있다. 국내 질병관리본부가 주목하고 있는 감염병은 ‘디프테리아’이다. 베트남에서는 디프테리아가 확산돼 3명이 숨지고 65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지난해보다 디프테리아 환자가 3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베트남 유행 상황에서 질병관리본부는 “12세 이하 어린이와 베트남 출국 예정자는 디프테리아 예방접종을 꼭 해달라”고 권고했다.
디프테리아 어떤 병?
디프테리아는 디프테리아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을 말한다. 치사율은 10% 정도로 매우 높은 편이다. 주로 호흡기나 피부로 배출되는 균과의 접촉에 의해 전염된다. 보통 감염 후 2~4주간 균 배출이 계속되며, 만성 보균자의 경우 6개월간 균이 배출되기도 한다. 따라서 감염 환자가 발생하면 반드시 격리해 다른 사람과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디프테리아는 종류에 따라 감염 경로도 다르기 때문에 환자 격리가 우선돼야 한다. 전파 경로는 후두 디프테리아는 비말로 전파되고, 피부 디프테리아는 피부 병변에 접촉해 전파된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시혜진 교수는 “디프테리아는 DTP 백신이 개발된 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이 감소했으나 최근 들어서 백신 보급률이 낮은 저개발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에서 역으로 환자가 유입돼 국내에서도 감염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디프테리아는 예방 백신(DTP 백신)이 나와 전세계적으로 감염률이 낮아졌다. 국내에는 1950년대 말 백신 도입 이후 발생률이 줄어들고, 1987년 이후 국내에서 환자 발생 보고는 없다. 그러나 백신 접종이 어려운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 풍토병으로 남아있다. 최근에는 세계 각국에서 산발적으로 재유행하고 있다.
인두, 후두, 피부 등 다양한 부위에 발생
디프테리아는 인두, 후두, 코, 피부 등 발생 부위에 따라서 다른 증상을 보인다. 우선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인두 부위는 발열과 인두통이 나타나며 편도를 주변으로 위막이 생성되는 특징이 있다. 위막이란 죽은 백혈구 등의 물질로 만들어진 막이다. 디프테리아균은 인두에 자리를 잡고 증식하면서 독소를 만들어내는데, 이 독소가 얼굴, 인후, 팔, 다리 근육에 영향을 주면 신체 움직임 제한 이 발생한다. 무엇보다 주의할 점은 심장으로 유입되면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겨 발병 1~2주 만에 사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후두 디프테리아는 처음부터 후두 부위에 감염이 일어나거나, 인두 디프테리아에 이어서 발생한다. 증상은 인두 디프테리아와 비슷하다. 발열, 인두통과 후두에 위막이 퍼지는 특징이 있다. 이 과정 중 후두 부위가 좁아져서 호흡 곤란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코 디프테리아는 피가 섞인 콧물, 코 주변이 짓무르고 부스럼 딱지가 생기는 증상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피부 디프테리아는 다양한 모습의 궤양을 유발한다. 통상적으로 팔, 다리에 습진과 같은 피부질환을 유발한다. 디프테리아 감염에 의한 궤양은 통증이 있고 급성 염증에 의한 진물이나 고름과 같은 삼출물이 나올 수 있다.
항생제로 치료…백신 접종 필수로 해야
치료는 기본적으로 감염자를 격리시킨 상태에서 매일 항생제를 투여한다. 3일 연속 균배양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올 때까지 매일 페니실린이나 에리스로마이신 항생제를 투여한다. 치료를 하면서 2~4주간은 환자가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디프테리아는 예방 백신이 있다. 국가 필수 접종이며 접종 시기는 생후 2개월부터 2개월 간격으로 DTaP 백신(디프테리아/파상균/백일해 백신)을 3회 기초접종하고, 생후 15~18개월, 만 4~6세에 추가접종하며, 만 11~12세에 TdaP 혹은 Td 백신으로 추가 접종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조혜정 교수는 “영아에게 기초접종 시 피하 또는 근육 주사로 대퇴부 외측에 매번 접종부위를 바꾸어가며 접종해야 한다”며 “그 이후에는 생후 15개월 부터 시작하여 만 12세까지 지속적인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