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사병이 '흑사병(黑死病)'인 이유는?

입력 2019.11.14 16:56

기침하는 여성
흑사병에 감염되면 신체 말단이 괴사에 검게 변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중국에서 흑사병 환자가 발생하면서 국내 전염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흑사병 환자나 이에 감염된 설치류가 발견된 적이 없다. 질병관리본부도 국내 유입 가능성이 낮고, 국내 유입 시에도 치료를 위한 항생제가 충분히 비축돼있다고 판단, 감염병 위기 경보를 '관심' 단계로 유지한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하지만 중국 보건당국, 세계보건기구(WHO)와 발생상황을 주시하기로 했다.

흑사병은 페스트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감염병으로 '페스트'라고도 불린다. 사람에게 감염되는 주요 경로는 페스트균을 가지고 있는 쥐 벼룩이 사람을 무는 것인데, 다른 소형 포유동물과의 접촉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흑사병이 '흑사병(黑死病)'이라 이름 붙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전강일 교수는 "흑사병은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그중 '패혈성 페스트' 환자는 몸 말단부가 흑색으로 괴사되고 이것이 눈으로 쉽게 관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페스트균에 감염되면 살이 썩어 검어질 수 있다.

흑사병의 세 가지 형태는 ▲림프절 페스트 ▲​패혈성 페스트 ▲​폐 페스트이다. 림프절 페스트는 이미 페스트균에 감염된 포유동물이나 벼룩에 물려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일반적으로 2~6일 잠복기 이후 오한, 38도 이상의 발열, 근육통, 관절통, 두통 등이 나타난다. ​증상 발생 후 24시간 이내에 페스트균이 들어간 신체 부위 국소 림프절에 통증이 생긴다. 전 교수는 "벼룩이 주로 다리 물어 흔히 허벅지나 서폐부 림프절에 증상이 나타난다"며 "치료하면 빨리 낫는데 치료하지 않으면 급속히 진행돼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패혈성 페스트는 증상이 발열, 구역, 구토, 복통, 설사 등 일반적인 패혈증(균이 전신으로 퍼지는 것) 증상과 같다. 출혈성 반점, 상처 부위 출혈, 혈관 내 응고증에 의한 말단부 괴사, 치료가 잘 되지 않는 저혈압, 콩팥 기능 저하, 쇼크 등이 생길 수 있다.

폐 페스트는 가장 증상이 심하다. 페스트균에 감염된 환자나 동물의 호흡기 분비물에 의한 감염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잠복기는 3~5일이고 갑자기 발생하는 오한, 발열, 두통, 전신 무력감 등이 발생한다. 빠른 호흡, 호흡 곤란, 기침, 가래, 흉통이 나타날 수도 있다. 질병 이틀째부터는 객혈, 호흡 부전, 심혈관계 부전, 허탈 등이 생길 수 있다. 전강일 교수는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흑사병 사례가 이에 해당하는데, 치료해도 예후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흑사병은 혈액이나 림프액, 가래 등을 받아 페스트균 배양 검사를 시행해 확진한다. 치료는 항생제를 투여해 진행한다. 발병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 되도록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흑사병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는 겐타마이신, 스트렙토마이신, 독시사이클린, 레보플록사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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