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구에서 발생한 홍역이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항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20~30대'는 백신 접종 이력을 확인한 뒤 추가 접종하라고 한다. 이들에게는 왜 항체가 없을 가능성이 큰 걸까. 항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백신 접종 완료해야 항체 확실히 생겨
항체란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항원(抗原)을 비활성화시키는 당단백질을 말한다. 항원이 몸에 침투하면 T세포가 나서서 싸운다. 그 후 B세포가 골수를 이용해 항체(抗體)를 만들어 항원 정보를 기억한다. 그러면 이후 같은 항원이 들어왔을 때 면역반응이 빠르게 이뤄져 질병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백신 접종 시에도 이 과정이 동일하게 일어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홍역의 경우 20~30대가 항체 보유율이 낮다고 보는 이유는, 백신 접종 횟수 때문이다. 홍역 백신은 생후 12~15개월과 4~6세 때 두 차례 맞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홍역 백신을 1983년 처음 접종하기 시작했고, 2회 접종까지 하게 한 건 1997년이다. 그래서 1회 접종에 그친 1983~1996년생(24~37세)은 홍역에 취약하다. 1982년 이전 출생자는 당시 홍역이 종종 유행했기 때문에 면역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배지윤 교수는 "백신을 정해진 횟수만큼 안 맞으면 항체가 제대로 안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접종 횟수는 다 맞아야 항체가 확실히 생기고 획득 면역(후천적으로 생긴 면역)이 충분히 강해진다.
◇접종력 불분명할 땐 재접종
접종 횟수를 다 채워도 항체가 안 생기는 경우가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현주 교수는 "B형간염은 접종 완료해도 5% 미만에서 항체가 안 생기는데, 다른 질환도 비슷할 것"이라며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면역저하자가 백신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B형간염은 항체가 안 생기면 최대 3회 더 접종한다. 그 이상은 권고하지 않는다. A형간염의 경우, 50대 미만은 유행 지역 여행 계획이 있을 시 항체 검사 후 항체가 없으면 2회 접종한다. 50대 이후부터는 대부분 항체가 있다. A·B형간염 외에 다른 질환에 대한 항체 확인 검사는 흔히 시행되지는 않는다. HIV 감염자나 혈액 투석 환자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만 시행한다. 일반적으로는 예방접종등록시스템·의무 기록·예방접종 수첩 등을 이용해 접종력을 확인하고, 접종력이 불명확할 때에 한해서 항체 검사 없이 재접종할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