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가 국가별 항생제 사용량 공개하는 이유

입력 2019.12.08 07:14

여러 약 모습
감기는 세균이 아닌 바이러스 감염으로,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우리나라 항생제 남용은 여전히 심각하다. 최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9 한눈에 보는 보건’에 따르면, 국내 항생제 처방량(26.5DDD)은 OECD 31개국 평균(18.3DDD)보다 크게 높았다. 국제기구가 항생제 처방량을 공개하는 이유는 내성에 대한 경고다.

◇항생제 내성, 세계 보건 위기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이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공중보건 위기가 될 것을 경고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람∙가축동물∙식품∙환경 분야를 포괄한 국가대책을 실행하라고 강조한다. 인류가 항생제 내성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2050년에는 내성균으로 전 세계에서 연간 1000만명이 사망할 것이란 영국 정부의 예측 보고서가 있었다.

실제 미국에서는 연간 200만명 이상이 항생제 내성 세균에 감염되고, 2만3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있다. 일본에서도 연간 8000명 이상이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사망한다. 인간의 항생제 남용으로 바닷속 돌고래들도 심각한 항생제 내성균 감염에 시달리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전세계 항생제 생산량의 약 80%는 가축에 사용되며, 가축폐수나 내수양식장의 방류수 속 항생제 내성인자가 여러 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성균 감염되면 치료 어려워

항생제는 세균을 죽이거나 증식을 막는 중요한 약이다.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폐 페스트∙결핵 등에 사용하면 사망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하게 사용하면 일부 세균은 항생제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다. 더 강력하게 내성이 생긴 세균은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고 증식한다. 치료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항생제 수가 적거나 없어지는 것이다. 내성균에 의한 감염병은 사망률이 높고 치료기간이 길어 사회경제적 부담을 높인다.

우리나라는 항생제 사용량이 많아 내성균 발생에 취약한 상태다.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 카바페넴 내성 녹농균 등이 주로 발견된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제일 큰 문제는 감기에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소아에 처방된 항생제의 75%는 급성상기도감염 즉 감기 때문이었다. 감기에 항생제를 처방받은 성인 비율도 45%로, 호주(32%)나 네덜란드(14%)보다 높다.

◇불필요한 항생제 요구 말아야

감기에는 항생제 처방이 필요하지 않다. 세균이 아닌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시중의 감기약도 감기로 인한 코막힘∙콧물∙기침∙열∙통증 등을 완화시켜줄 뿐이다. 대략 10일이 지나 면역력이 회복되면 감기 증상은 저절로 사라진다. 항생제를 먹는다고 앓는 기간이 줄거나 증상이 줄지 않는다. 항생제 처방이 필요한 경우는 감기 합병증으로 폐렴 등이 생겼을 때다. 인두편도염도 많은 경우, 항생제가 불필요하다.

항생제 내성균 전파를 차단려면 꼭 필요한 경우에만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의사에게 항생제 처방을 요구하지 않는다. 만약 치료를 위해 항생제가 처방됐다면 증상이 좋아져도 복용을 중단하지 않고 처방된 방법과 기간을 지켜 복용한다. 남겨둔 항생제를 임의로 먹지 않거나,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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