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기준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항생제 사용량이 3번째로 높았다. 이렇듯 항생제에 친숙한 우리지만, 신생아에게 먹일 땐 주의가 필요하다. 항생제 탓에 아기의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 설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 헬싱키대 연구자를 주축으로 한 핀란드 및 네덜란드 국제 합동 연구진은 37명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항생제 복용이 신생아의 장내 미생물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대상 신생아 중 21명이 호흡기 질환 탓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항생제를 먹었고, 나머지는 연구가 진행되는 내내 약을 한 번도 복용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신생아들이 ▲약 먹기 전 ▲먹는 중 ▲먹은 직후 ▲복용하고 9.5개월 후에 각각 대변 샘플을 수집해 장내 미생물의 종류와 양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항생제를 복용한 신생아의 장내 미생물 중, 특히 곰팡이균의 종류와 양이 많아진 것을 발견했다. 장이 건강할 땐 다른 공생균이 곰팡이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그러나 항생제를 복용하면 이 균형이 깨져 칸디다를 비롯한 곰팡이균이 자라기도 쉬워지고, 염증 수치가 높아져 설사나 장염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다만, 칸디다가 늘며 체내 염증 수치가 높아지는 것인지, 염증 수치가 높아지며 칸디다가 늘어나는 것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연구진이 발견한 바로는 항생제를 복용한 후 1~4일 내로 장내 미생물의 종류와 양이 급격히 줄어든다. 곰팡이균 외에도, 대장균과 살모넬라균 등을 포함한 엔테로박테리아과 세균이 늘어나 유산균인 비피도박테리아의 자리를 대신하기 때문이다. 항생제 복용이 완전히 끝난 후엔 비피도박테리아의 양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도 원상태를 회복하진 못했다.
연구에 참여한 헬싱키대 의학과 박사과정 학생 벤틴 홀름버그는 "항생제는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깨트려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며 "만성 염증성 장 질환 역시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는 오픈 액세스 과학 저널인 '엠디피아이(MDPI, Multidisciplinary Digital Publishing Institute)'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