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당뇨약 먹듯 항우울제 꾸준히 먹어야 낫는다

입력 2021.02.09 06:00

항우울제, 중독 안되고 재발 막아

어두운 곳에 혼자 있는 여성과 옆에 놓인 약병
항우울제는 중독되지 않는다. 의사의 처방대로 끝까지 먹어야 우울증 재발을 막을 수 있다./클립아트코리아

항우울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우울증이 있어도 치료받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 막연하게 ‘부작용이 클 것’이라 생각해 약 복용을 미루지만, 약제 기술이 발달하면서 부작용 위험이 많이 낮아졌다. 우울증 환자라면 궁금해할 만한 것들을 풀어봤다.

◇중독 위험 없나?
항우울제는 중독되지 않는다. ‘우울증약에 중독됐다’는 건 신경안정제나 수면제 등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하는 일부 중독성이 있는 약 때문에 생긴 오해다. 다만, 약을 먹다 보면 뇌의 세로토닌·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 분비 체계 균형이 일시적으로 깨져서, 약을 먹다가 갑자기 끊었을 때 잠깐 불안한 기분이 들 수는 있다. 이 때문에 항우울제는 한 번에 끊기 보다 용량을 서서히 줄이면서 단계적으로 끊을 것을 권장한다.

항우울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사람은 자신이 약에 중독된 건 아닌지 불안해한다. 하지만 증상 및 상황에 따라 약 복용 기간이 긴 것일 뿐, 약에 중독돼서 처방을 계속 하는 건 아니다. 약을 무조건 빨리 끊어야 한다는 부담을 버리는 게 좋다.

◇증상 나으면 약 바로 끊나?
우울증은 재발 가능성이 큰 질병이다. 증상이 나았어도 의사가 처방한 약은 꾸준히 먹어야 한다. 항우울제는 급성기 치료(증상 조절)와 유지 치료(재발 방지) 둘 다를 위해 쓰는 약이다.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나래 교수는 “항우울제는 근본 치료를 위해 쓰는 약으로,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1년 이상 복용한다”며 “당뇨약이나 혈압약처럼 만성질환 약을 복용한다는 생각으로 빼먹지 않고 꾸준히 복용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두 달 먹으면 증상이 좋아져서 약을 임의로 끊는 환자가 있는데, 그러면 몇 달 안에 우울증이 다시 온다. 이때는 약이 잘 안 들어서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 자의로 약을 끊지 말고, 반드시 주치의와 의논해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어떤 부작용이 있나?
과거에는 항우울제가 세로토닌·아세틸콜린·히스타민 등 여러 신경전달물질 수용체에 무차별적으로 작용해서 변비·어지럼증·입 마름증 같은 부작용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특정 신경전달물질에만 작용하는 약들이 개발돼 이런 부작용이 많이 줄었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부작용이 적은 약 중 하나이지만, 일부 메스꺼움을 느낄 수는 있다. 홍나래 교수는 “이런 경미한 부작용은 약을 복용하다 보면 서서히 줄어들기도 하고, 메스꺼움이 약 부작용이 아니라 우울증의 한 증상으로 발현된 것일 수도 있다”며 “만약 증상이 생겼다면 약을 바꾸는 게 좋을 지 주치의와 상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성기능에도 관여한다는데?
항우울제가 성욕을 떨어뜨리기도 하지만, 극히 드물다. 불안·우울 완화 효과를 내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뇌 속에서 오래 작용하도록 만드는 약이, 마음을 차분하게 하면서 성욕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이때도 약의 부작용인지, 우울증의 증상인지 감별이 필요하다. 약 부작용이라면 성욕이나 발기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치료제로 바꿀 수 있다. 우울증은 세로토닌 등 다양한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으로 초래되는 복잡한 병이어서 적합한 약을 한 번에 찾는 게 까다로울 수 있다. 의사와 충분히 상담해, 부작용 걱정은 덜고 우울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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