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우울제가 뇌출혈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년 전, 우울증에 가장 많이 처방되는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의 항우울제가 뇌출혈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논란이 됐다. 최근 이를 전면 반박하는 대규모 연구의 초안이 공개됐다. SSRI 항우울제는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세포 속으로 재흡수되는 것을 막아 뇌에 더 많이 남아있게 하는 것이다.
미국 오거스타(Augusta) 의대 신경과 미틸레시 시두 교수 연구팀이 2010~2019년 뇌졸중을 겪은 12만7915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이 중 1만7천9명은 뇌졸중 발생 전에 SSRI 항우울제가 처방됐고 나머지 11만906명은 항우울제를 복용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두 그룹의 뇌출혈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SSRI가 처방된 그룹은 뇌출혈 발생률이 11%, SSRI를 복용하지 않은 그룹은 14%였다. 연령, 고혈압, 당뇨병 등 다른 뇌졸중 위험요인을 고려해 뇌출혈 발생률을 다시 조정한 결과 두 그룹의 뇌출혈 발생률은 같았다.
연구팀은 "뇌졸중 후에는 우울증이 흔하게 나타나고, 일차적으로 처방되는 약이 SSRI 항우울제인 만큼 이 연구 결과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는 복용한 SSRI 항우울제의 용량과 복용 기간에 관한 자료가 포함되지 않았고, 뇌졸중 후 항우울제 처방이 2차 뇌졸중 위험과 연관이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 연구 결과는 오는 4월 열리는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화상 연례회의에서 발표되기에 앞서 그 초안이 미리 공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