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치료센터 입소자, 기침약만큼 '항우울제' 많이 찾았다

입력 2021.01.21 19:00
태릉생활치료센터 사진
보라매병원이 태릉생활치료센터 입소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사진=연합뉴스

보라매병원이 지난해 3월부터 이어온 생활지료센터 운영 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치료센터 환자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보라매병원 응급의학과 송경준·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이선영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태릉선수촌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환자 21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논문에는 입소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입소 기간, 문진 및 검진 횟수, 소요 처방약 등 생활치료센터 운영 전반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논문에 따르면, 전체 환자들이 머무른 기간은 평균 21일이었다. 이중 약 90%(191명)는 건강하게 완치돼 집으로 돌아갔고, 10%(22명)만이 추가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연령별로는 10대 8명, 20대 114명, 30대 42명, 40대 28명, 50대 21명으로 평균 연령은 28.0세였는데, 경증환자가 입소하는 생활치료센터의 특성상 젊은 층이 다수를 차지했다. 환자당 하루 평균 의료진 상담 횟수는 3.2회로, 환자들은 매일 3회 정도 의료진의 건강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환자들에게 처방된 약도 다양했다. 코로나 증상과 관련된 해열·진통제(482)건, 기침·가래약(404건), 콧물약(290건) 등이 많았다. 특히, 수면제·항우울제는 406건이라는 높은 처방 건수를 보이며 소화불량(307건)보다도 많았다. 이에 연구진은 격리 생활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분석했다.

생활치료센터의 약점과 향후 개선 방향으로는 상시 관찰 및 보안 강화의 필요성을 꼽았다. 연구진은 생활공간으로 구성된 생활치료센터는 CCTV가 없는 관계로 상시 관찰되지 못해 응급상황을 신속히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 강화도 필요했다. 그동안 일반적인 화상채팅 프로그램을 활용했지만, 정보보안을 위해 강화된 전용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봤다.

송경준 교수(서울형 생활치료센터 의료지원단 총괄부단장)는 “생활치료센터 운영은 코로나19 중증환자의 병상을 확보하는 한편, 경증환자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감염 확산을 최소화하는 데 크게 기여 하고 있다”며 “더욱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환자 통계와 개선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논문의 주 저자인 이선영 교수는 “현재의 재난 상황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의료 자원의 배분과 환자 분류가 필요하다”며 “그간 축적한 자원관리경험과 데이터가 향후 추가적인 생활치료센터를 운영에 도움이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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