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티슈에 세균 득실… 항생제 안 듣는 녹농균·황색포도알균 검출

세균
음식점의 일회용 물티슈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치명적인 세균이 발견됐다/사진=헬스조선 DB

음식점에서 쓰이는 일회용 물티슈에서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녹농균·황색포도알균이 검출됐다. 일회용 물티슈 제품에 제조일과 사용기한을 따로 표시하지 않는 게 원인으로 지목됐다.

제주한라대 임상병리과 정무상 교수는 지난해 4~6월 제주도 내 음식점·커피전문점·제과점에서 제공하는 일회용 물티슈 55개를 수거했다. 이후 각 물티슈의 수분을 멸균 컵에 짜낸 뒤 배양기에서 18시간 배양했다. 그 결과, 조사한 물티슈 55개 중 50개(90.9%)에서 세균이 검출됐고 총 71개의 균주(菌株)가 나왔다. 1mL당 평균 4140개의 세균이 검출됐다. 더불어 물티슈에서 발견된 71개 균주에서 녹농균(3개)과 황색포도알균(15개)이 검출됐다. 녹농균과 황색포도알균은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만 감염을 일으켜 '기회감염균'으로 불리는데, 항생제도 잘 듣지 않아 치명적이다.

녹농균은 패혈증·전심감염·만성기도감염증 등의 난치성 질환을 일으킨다. 녹농균 감염이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데, 각종 항생제에 내성이 강해 치료가 쉽지 않다. 황색포도알균은 100도의 물에 30분 끓여도 파괴되지 않는 장내 독소를 만든다. 손에 상처나 염증이 있을 때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구토·설사·경련·쇠약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화농성 감염과 패혈증을 유발한다. 녹농균과 마찬가지로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강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70여만 명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에 감염돼 사망한다. 특별한 대책이 없으면 2050년에는 이로 인한 사망자 수가 연간 1천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균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많은 감염병이 손을 통해 전파돼 특히 손을 깨끗이 해야 한다. 식당 물티슈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제품이라면 세균이 가득해 차라리 쓰지 않는 게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물티슈 대신 비누나 세정제를 사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대부분 세균은 열에 약해,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고 물은 끓여 먹는 게 좋다. 한편 예방접종을 빠뜨리지 않아 몸의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세균 감염을 막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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