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파크 수질 실태 '충격'
여름철 사람들이 주로 찾는 워터파크의 수질 관리 실태가 공개돼 충격을 줬다. 한 방송을 통해 워터파크의 수질 관리에 관한 내용이 전파를 탔다. 물놀이장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손형식(가명)씨는 인터뷰를 통해 "금전적인 이유로 업체에서 한 철에 한번 내지는 거의 물을 안 갈고 그냥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늦 여름에는 거의 똥물이라고 보시면 된다"고 말했다.

워터파크처럼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물이 오랜시간 교체되지 않고 고여있으면 세균과 미생물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세균과 미생물은 피부질환을 유발하는데, 보통 당일 또는 1~2주의 잠복기 이후 증상이 나타난다. 물속 세균 중 하나인 녹농균은 외이염, 중이염 등 귓병과 피부병을 일으킨다. 녹농균으로 피부발진이 나타나면 피부가 가렵고 울퉁불퉁해지며 진무름이 생길 수 있다. 피부질환 뿐만 아니라 설사와 위장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질균의 경우 장에 급성 염증을 일으키는데 위산에 강해 200마리 미만의 균을 섭취하는 것 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대장균의 경우 장 속에서는 병원성을 나타내지 않는 것이 보통이지만 일부 항원형 대장균은 병원성으로 전염성 설사를 유발한다. 기생성 원생동물 중 구충류의 일종인 와포자충은 설사를 유발할 수 있는데, 염소 소독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커 소독만으로는 예방할 수 없다.
이뿐 아니라 워터파크에서는 소독을 하기 위해 2~3가지 이상의 화학약품을 넣는 데 이 중에는 '염산'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물놀이장에서 사용되는 '염소계소독제'는 살균 효과가 뛰어나지만 농도가 높으면 알레르기성 피부염 등 피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또, 사람의 땀, 배설물 등의 유기물질과 염소 소독제가 만나면 발암물질인 소독 부산물 THM(트리할로메탄)이 발생된다.
일본의 경우 소독부산생성물에 대한 기준치가 설정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소독부산생성물 기준치가 없을 뿐 아니라 수질 검사 항목도 PH(수소이온 농도), 탁도, 유리 잔류 염소, 과망간산칼륨, 대장균군 다섯 가지에 불구하다. 또 현행법상 물놀이장에 염산 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전한 구연산보다 저렴한 염산을 사용하는 것이다. 임신부가 소독 부산물에 많이 노출되면 저체중아 출산이나 심할 경우 유산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방광암이나 신장암 또는 결장에 암이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소독부산생성물에 대한 기준치 마련이 시급하다"며 "가급적 염산보다는 다른 물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권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놀이 후 설사병이 생겼다면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야 하며 심할경우 병원을 찾아야 한다. 수영 후 가려움증이나 피부발진은 대부분 긁지 않으면 치유되지만 가려움증이 심할 경우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