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이용률에 차이 커…조제분유는 흡수율 낮아

모유와 조제 분유의 성분 함량을 비교하면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온다. 모유의 영양가가 훨씬 높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조제 분유에 함유된 영양소 함량이 모유보다 많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사실이 빠져있다. 음식이 몸에 들어왔을 때 전부 흡수되지 않는 것처럼, 모유와 조제 분유는 우리 몸에서 이용되는 생체이용률이 다르다. 조제 분유의 생체이용률은 모유에 비해 훨씬 낮다.
모유와 조제 분유의 생체이용률 차이는 단백질의 종류에서 비롯된다. 유즙의 단백질은 응유 단백질과 유청 단백질 두 가지로 나뉜다. 응유 단백질은 뭉쳐 단단해지는 특징이 있어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반면에 유청 단백질의 하나인 락트알부민은 영아의 위(胃)에서 부드럽게 응고돼 소화가 잘 된다. 그런데 모유 속 단백질은 응유 단백질인 카제인 함량이 10~50%로 낮고 유청 단백질인 락트알부민이 50~90%로 높다. 출산 후 2주가 지난 산모에서 나온 모유는 카제인과 유청 단백질의 비율이 6:4이지만, 우유는 8:2이다. 모유 속 카제인은 부드러워서 소화흡수에 용이한 β형 카제인인데, 일반 우유에는 단단한 덩어리를 이루어 소화가 어려운 α형 카제인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모유와 조제 분유의 차이는 ‘칼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해외 학술지 ‘Early Human Development’에 실린 자료에 따르면, 출산 후 한 달 지난 산모의 모유 100g에는 평균적으로 34mg의 칼슘이 함유돼 있다. 국내에 시판 중인 조제유는 100mL 당 80.7mg의 칼슘을 포함한다. 함유량만 따지면 조제 분유의 칼슘이 모유보다 2.3배로 많다. 하지만 모유 내 칼슘은 이용률이 70%이고, 조제유 칼슘의 체내 보유율은 25~30%로 낮다. 칼슘의 최대 이용률은 인과 칼슘의 비율이 1:2~1:1 일 때 가장 이상적이다. 모유는 그 비율이 맞춰져 있지만 조제 분유는 흡수율을 고려했을 때 그 양이 맞춰지지 못한다. 즉, 조제 분유는 모유보다 훨씬 많은 양을 칼슘을 첨가해야 모유와 그나마 비슷하게 흡수량을 맞출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