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막염, '3대 세균(Hib·폐렴구균·수막구균)' 백신 모두 맞아야 안전

입력 2013.08.07 09:13

초기엔 고열과 두통 증상… 세균성은 치료 늦으면 치명적
Hib 백신, 보건소서 무료 접종… 유학생은 수막구균성 예방을

주부 김모(36·경기 고양시)씨는 이달 중순 열이 심하게 나는 여섯 살 딸을 병원에 데려갔다가 뇌수막염 진단을 받았다. "두 살 때 뇌수막염 예방접종을 했다"는 김씨에게 의사는 뇌수막염은 원인 바이러스와 세균이 다양하기 때문에 한 가지 백신을 맞아도 다른 원인에 의해 뇌수막염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뇌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막에 세균·바이러스가 감염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최근에 김씨의 딸처럼 뇌수막염 백신을 맞았는데도 뇌수막염에 걸리는 아동이 늘고 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뇌수막염은 원인균·바이러스에 따라 병의 증상과 치료법이 제각각이고, 맞아야 하는 백신도 다르다"고 말했다.

80%는 바이러스성… 저절로 나아

뇌수막염의 80%는 엔테로바이러스·콕사키바이러스 등이 원인이다. 이들은 뇌수막염뿐 아니라 장염·수족구병도 일으키는 흔한 바이러스인데, 예방백신이 없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에 걸리면 38도 이상의 고열과 심한 두통이 나타난다.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지만 훨씬 심하고, 구토와 뒷목 경직 등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신경과 염미선 교수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대부분 열과 두통을 누그러뜨리는 대증요법을 하면서 기다리면 일주일 정도 지나서 좋아지므로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3가지 원인 세균을 막아주는 백신이 각각 나와 있다.
뇌수막염은 원인 세균과 바이러스가 다양하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3가지 원인 세균을 막아주는 백신이 각각 나와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나머지 세균성은 심하면 목숨 잃어

바이러스성이 아닌 뇌수막염은 세균이 원인이다. b형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Hib), 폐렴구균, 수막구균이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3대 세균'이다. 염미선 교수는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고열·두통 등 바이러스성 뇌수막염과 비슷하지만, 혈압이 떨어지고 혈중 염증수치가 올라가는 등 심각한 증상이 동반된다"고 말했다.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면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원인 균을 찾아내고 이를 죽이는 항생제를 쓴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뇌염으로 발전할 수 있고, 뇌수막이 부어 뇌가 눌리면 청각 손실 등의 장애를 남길 수 있다. 특히 수막구균에 의한 뇌수막염은 치료를 해도 24~48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 있고 사망률이 10~15%에 달하며, 5명 중 1명은 사지절단, 뇌 손상, 청각손실 등의 치명적인 후유증이 남는다. 이재갑 교수는 "3가지 원인균의 감염을 막는 예방백신이 따로 나와 있으므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영유아나 어린이는 백신을 모두 맞아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3가지 백신 모두 맞아야 안전"

세균성 뇌수막염 예방백신 중 Hib백신은 올 3월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 전국 보건소에서 무료로 맞을 수 있다. 병·의원에서는 시·도에 따라 무료이거나 일부 본인부담금을 받는다. 폐렴구균 백신은 뇌수막염과 폐렴을 한 번에 예방해주며, 생후 2개월부터 접종 스케줄에 따라 맞추면 된다. 최근 수막구균 백신도 도입돼 2세 이상이면 병·의원에서 접종받을 수 있다.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는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미국·캐나다·영국 등에서 많이 발생하므로 이런 국가로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학생은 출국 전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미국은 상당수의 주(州)에서 외국 유학생이 기숙사에 입사할 때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예방접종 기록을 제출하도록 하거나, 입사 후 일정 기간 내에 접종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