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이 증상’ 보이면 악화 속도 빨라

입력 2022.12.13 14:33
남성과 여성이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
경련 발작 증상을 보이는 치매 환자는 인지기능 저하와 사망 연령이 빨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매 환자가 경련 발작 증상을 보일 경우 인지기능이 빠르게 저하될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련 발작은 근육이 빠른 속도로 수축·이완을 되풀이하면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신체 한 부분을 격동적으로 움직이거나 멍하게 한 곳을 응시하고 쩝쩝거리며 입맛을 다시기도 한다. 치매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경련 발작 증상을 겪을 위험이 6~10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버지니아대 신경과 연구팀은 2005~2021년에 39개 알츠하이머병 연구센터에서 수집된 치매 환자 2만6425명의 자료를 활용해 경련 발작이 있는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 변화를 분석했다. 총 374명(1.4%)이 경련 발작 증상을 보였으며, 이들에게 나타난 증상은 한 곳을 계속해서 응시하거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작스럽게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이었다.

연구 결과, 경련 발작 증상이 있는 환자는 다른 치매 환자보다 인지기능 장애가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소통 ▲이해 ▲기억 등과 같은 인지기능에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식사와 목욕, 옷 입기, 화장실 사용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많은 환자가 63세 이전부터 인지기능이 저하됐고, 평균 사망 연령 또한 73세 이전으로 발작 증상이 없는 치매 환자의 평균 사망 연령(약 80세)보다 빨랐다. 이외에도 경련 발작 증상을 보인 치매 환자는 치매 위험을 높이는 변이유전자를 가졌거나 과거에 뇌졸중, 외상성 뇌 손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을 앓았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연구팀은 경련 발작 증상이 있으면 다른 치매 환자에 비해 사망·인지기능저하 위험이 높은 만큼 환자를 간병할 때 여러 증상들을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진행한 이프라 자와르 교수는 “치매 환자의 가족과 간호인은 환자가 경련 발작 증상을 보이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증상이 보이면 곧바로 진단과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뇌전증 학회 연례 학술회의에서 최근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