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등 위탁생산 가능… 국내 백신 보급 기대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까지 백신 효능 입증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해당 백신이 개발돼도 국내 도입과 접종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로썬 국내 기업들의 위탁생산(CMO)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화이자 이어 모더나 백신, 예방 효과 94.5%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자사 코로나19 백신에서 94.5%의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 성능 관련 발표 후 일주일만으로, 연달아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다만 알려진 바와 같이 국내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두 기업이 개발한 백신을 만나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당 백신에 대한 선구매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데다, 초저온 냉동고(화이자 백신) 등 백신 유통·보관 설비 구축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개발 방식 달라 국내 생산 쉽지 않아
해당 백신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위탁생산을 통한 백신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 중인 백신은 모두 mRNA 방식으로 만들어져, 기존 백신들과 생산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기존 백신이 바이러스를 배양해 항체를 만들었다면, 해당 백신은 바이러스를 배양하지 않고 유전자를 주입해 항원을 생성한 후 항체를 만든다. 국내 기업들이 이 같은 형태의 백신을 생산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연구원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생산 방법이 일반 백신과 매우 다르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위탁생산을 담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국내 접종이 이뤄질 경우, 기업들이 극저온 보관·운송과 같은 특수시설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모더나는 스위스 론자, 미국 카탈런트, 스페인 로비 등 해외 기업들과 생산계약을 체결했으며, 화이자의 경우 미국 미시간주에서 생산한 백신을 각국으로 배송하기 위해 로드아일랜드·텍사스·뉴멕시코·테네시주를 대상으로 배송 실험에 돌입한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 등 위탁생산 가능… 국내 백신 보급 기대
국내 기업이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을 맡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국내 생산을 통해 백신 물량 확보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위탁생산 기업을 비롯한 백신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을 맡은 국내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 등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벡스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GC녹십자도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계약을 통해 추후 개발될 백신 5억도스에 대한 완제 공정(백신 주사기 주입, 라벨링 등)을 맡기로 했다.
두 회사 모두 기대 요소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현재 아스트라제네카가 전 세계 3만명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곧 중간 결과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 파스칼 소리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 실적발표 당시 “임상을 통해 백신 효능이 입증되면, 연내 규제 당국에 코로나19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결과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아시아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국내 백신 보급까지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백신은 1회 접종 가격(3파운드)이 다른 백신의 4분의 1, 5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더욱 기대감이 높다.
GC녹십자는 모더나가 개발 중인 백신에 대해 생산 가능성이 제기된다. CEPI로부터 개발 지원을 받은 모더나가 CEPI와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할 경우, 일부 물량을 GC녹십자가 생산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GC녹십자 측은 이 같은 예측에 대해 “모더나가 CEPI의 계약 대상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아직 본 계약 체결 전으로 백신 위탁생산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