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조한데다 DNA에 충격"… '코로나 백신 괴담'의 생존법

입력 2020.12.16 15:35

전문가들 “예방효과·안전성에 문제 없다”

한 여성 의료진이 코로나 백신을 주사기로 옮기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승인 과정은 믿을 수 있을 만큼 엄격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린 코로나19에 대항하기 위한 백신이 드디어 나왔다. 지난 8일 영국을 시작으로 접종도 시작됐다. 그러나 사람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에이피(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미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은 47%에 그쳤다. 영국에서도 55%가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에 우려를 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이런 반응은 고작 1년 만에 만들어진 백신이 안전할까 하는 의문에서부터 시작된다.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에 대한 이런저런 말들이 많은데, 전문가의 도움말로 정리해봤다.

◇초스피드로 만든 코로나 백신, 정말 안전할까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의약품과 백신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아직까지 백신의 치명적인 부작용은 없어 각국의 승인을 받았다. 백신은 병이 없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접종하기 때문에 보건당국의 승인 과정이 엄격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도 임상시험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긴 했지만, 인증 과정을 한 절차도 건너뛰지 않았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빠르게 백신이 개발됐다고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술력과 정부의 총력 지원이 만들어 낸 믿을 수 있는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백신을 일반 의약품 안정성 검증에 백신 국가출하승인이라는 검증 절차까지 더해 승인한다. 일반 의약품은 ‘우수 제조 관리 기준’(GMP)이라는 까다로운 품질관리 규칙을 적용해 의약품 제조, 품질 안전성 검증, 비 임상시험(동물시험) 안전성 검증, 임상시험에서의 안전성 검증 단계를 거친다. 백신은 여기서 한 단계를 더 거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백신의 무균시험, 발열성물질시험 등의 자료를 검토해 제품의 품질을 한 번 더 확인하고 판매를 승인한다.

현재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지난 10월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비 임상시험 자료를 검증하고 있다. 나머지 백신은 내년 초에 자료를 제출하면 검증을 시작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신속하게 검토하면서 안전성과 효과가 있는지 꼼꼼히 충실하게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는 아직 FDA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부작용, 감수할만한가
미국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에서 개발한 새로운 유형인 ‘mRNA 백신’은 지금까지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된 바 없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모더나 백신은 임상 3상 시험을 모두 끝냈고, 두달 동안 부작용 경과까지 확인했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의 두통과 오한이 일었다는 증상 말고는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 두통, 오한, 근육통, 미열 같은 경미한 증상은 면역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생길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계절 독감 백신을 접종했을 때도 나타난다. 다만 영국과 미국에서 접종을 시작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알레르기 부작용이 새로 보고되기는 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 2명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치료 후 회복 중이다.

예방 효과도 좋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예방효과는 90% 이상, 모더나 백신은 94.5%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독감백신의 예방효과가 40~60%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높다. 특히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경우 미국과 영국 외에도 캐나다,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에서 승인했다. 천은미 교수는 “승인을 할 때는 기본적인 국제 학술지 발표뿐 아니라 원 데이터까지 검사를 하므로 신뢰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백신 인증을 준비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예방률은 일반 독감 백신과 비슷한 62%다. 내년 초 임상 3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16세 미만 청소년과 임산부를 포함한 임상시험을 거친 백신은 없어 청소년과 임산부는 백신을 맞으면 안 된다.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은 백신을 맞아도 안전하다. 걸렸던 사람이 또 코로나19에 걸렸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자연적으로 형성된 면역이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는 데다, 백신으로 보호 능력이 더 강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를 앓고 있는 사람은 회복되기 전까지 백신을 맞아서는 안 된다.

◇mRNA 백신, 우리 DNA에 변화줄까
모더나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이 DNA에 변화를 준다는 가짜뉴스가 떠돌고 있다. 이런 말이 나오는 이유는 모더나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이 모두 처음 도전하는 유형의 mRNA 백신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알고 있던 대로 약한 항체를 넣는 백신과 달리 특정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바이러스의 유전정보 일부를 사용한다. mRNA는 DNA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 특정 단백질을 형성하도록 지시하는데, 단백질이 합성되면 분해효소에 의해 분해된다.

mRNA 백신은 코로나19 유발 바이러스 표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형성하도록 세포에 지시한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 입자 표면에 돌기처럼 솟은 단백질로 바이러스가 체내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하는 과정을 돕는다. 백신으로 형성된 스파이크 단백질은 실제 바이러스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해하다. 대신 미리 체내 면역세포들의 활성을 이끌어 코로나19 유발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기억하도록 한다. 다음에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면역반응을 일으켜 바로 바이러스를 공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코로나 백신 안전성 믿지 않는 분위기, 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큰데도 다른 나라에서 백신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은 백신의 안정성에 의문을 품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정치적 요소가 작용했다. 갤럽의 온라인 패널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원은 ‘백신을 맞겠다’는 비율이 75%였지만, 공화당원은 50%로 낮게 나타났다.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백신에 대한 불신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독감 수준의 질병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공포를 조장한다고 여기거나, 코로나 사태가 아예 조작됐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프랑스에선 코로나 백신이 거대 제약사의 돈벌이 수단이라는 시각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천은미 교수는 “다른 나라는 우리나라와 달리 인종도 다양하고, 각 나라 사람들의 교육 수준 차이도 커 정확하지 않은 얘기가 떠도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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