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70도 유통’… 코로나19 백신 도입 소식에 콜드체인 시장 들썩

입력 2020.12.18 17:49

전문기업·제약사 이어 IT기업까지 경쟁 합류

벨기에 화이자 공장
미국 시장조사 전문업체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글로벌 콜드체인 시장 규모는 2025년 3272억달러(394조341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사진=연합뉴스DB

국내 코로나19 백신 도입 시점이 다가오면서 콜드체인 시장에도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화이자 백신과 같이 초저온 설비가 요구되는 백신들 또한 내년 초 국내 도입이 예상됨에 따라,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 초저온 설비 수요 예상에 IT기업까지 경쟁 합류

SK(주)는 지난달 10일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효과를 입증했을 당시 화이자 못지않게 많은 주목을 받았다. SK(주)가 화이자 백신 유통에 요구되는 초저온 시스템을 갖춘 ‘한국초저온’의 2대 주주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한국초저온은 영하 162도에서 액화된 천연가스(LNG)를 다시 기체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냉열을 저온 물류용 냉매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당시 주목받은 이유 또한 영하 70도 이하 초저온 환경을 필요로 하는 화이자 백신의 보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 기대를 모았기 때문이다. SK(주)는 올해 초 한국초저온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콜드체인 물류업체 ‘벨스타 수퍼프리즈(Belstar Superfreeze)’에 약 250억원을 투자했으며, 지분 20%를 확보해 2대주주에 등극한 바 있다.

현재 한국초저온 외에 태경케미컬, 대한과학, 서린바이오, 일신바이오 등 여러 콜드체인 관련 기업들이 백신 도입에 앞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반도체 테스트기업인 아이텍 또한 백신·전문의약품 유통사 송정약품을 인수, 콜드체인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화제를 모았다. 아이텍은 지난 16일 송정약품 회계법인 실사와 기업가치 평가를 마친 후 지분 25%를 확보했으며, 다음 달 초 투자유치를 통한 지분 53% 확보와 함께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송정약품은 코로나19 백신 도입에 대비해 협력 도매업체와 함께 콜드체인 공동 물류센터 구축할 계획이다.

◇ 국내 제약사, 전문기업 손잡고 콜드체인 시장 참전

국내 제약사들도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에 앞서 전문기업과 함께 속속 콜드체인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아이큐어는 지난 16일 콜드체인 전문기업 브링스 글로벌 한국지사와 백신 콜드체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아이큐어는 이달 초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신규 사업(백신 및 치료제, 백신 수입 및 공급업 등) 목적으로 정관변경을 추가한 바 있다. 양사는 자체 콜드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코로나19 백신과 같이 온도 유지가 중요한 의약품에 대해 고품질 운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브링스 글로벌은 각 의약품별 보관 온도 설정을 통해 백신, 진단키트, 혈장뿐 아니라, 임상 바이러스 검체, 세포치료제 등 영하 70도 이하 초저온 운송이 필요한 약품들을 취급하고 있다. 세포주, 세포치료제 등 극저온(-190도 이하)을 유지해야 하는 제품들은 질소를 충전한 질소 용기로 운송 중이다.

경남제약은 최근 한울티엘과 ‘백신 바이오 콜드체인 솔루션’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울티엘은 국내 의약품 물류 시스템 전문 기업으로, 영하 70도에서 120시간 이상 전원공급 없이 콜드체인 운송이 가능한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콜드체인 사업을 내년 주력 사업 분야로 꼽은 경남제약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콜드체인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포부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콜드체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백신·바이오 콜드체인 사업 진출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한편,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게 의약품을 공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5년 후 콜드체인 시장 394조… 의약·바이오 물류 고성장 기대

국내 기업들의 콜드체인 사업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코로나19 백신 물량 운송 뿐 아니라, 전체 의약·바이오 시장 또한 높은 성장을 보이면서 콜드체인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업체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콜드체인 시장 규모는 1527억달러(184조340억원)에 달했으며, 2025년에는 3272억달러(394조3414억원)로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의약·바이오·헬스케어 물류시장 규모가 2025년 전 세계 물동량의 약 3.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의약품 콜드체인 시장 또한 높은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콜드체인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백신 접종 준비에 나섬에 따라 백신 유통에 필요한 콜드체인 관련 기업들이 주목 받고 있다”며 “기존 콜드체인 물류 인프라에 대한 재정비·확대 움직임이 활발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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