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한국인 뇌 위축 증명 연구 결과 나와

입력 2021.02.15 13:40

지난 14일 미세먼지로 뿌연 여의도
대기오염이 뇌를 위축시킨다는 한국인 대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 14일 미세먼지로 뿌연 여의도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기오염물질이 한국인의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와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조재림 박사, 김창수 교수팀이 우리나라 수도권 2개 지역을 포함한 4개 지역에 거주하는 957명의 건강한 장노년층 뇌 영상을 분석해 대기오염과 뇌 건강 사이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연구 대상은 대기오염 정도가 다른 4개 지역(2개 대도시와 2개 지방 소도시)에 10년 이상 거주했으며,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등 뇌질환이 없는 건강한 50세 이상의 장노년층으로 구성됐다. 남성 427명, 여성 530명이었고, 평균 연령은 67.3세였다. 대상자 모집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이뤄졌다.

연구팀은 뇌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대상자의 대뇌피질 두께 및 피질하구조물의 부피를 측정하고, 대상자 거주지역별 대기오염 물질(PM10, PM2.5, NO2) 농도를 노출 자료로 이용했다. PM은 대기 중에 떠 있는 고체 또는 액체 상태의 미세 입자를 뜻한다. PM10과 PM2.5는 호흡성 분진으로, 지름 크기가 10㎛ 이하면 PM10(미세먼지), 지름 2.5㎛ 이하는 PM2.5(초미세먼지)다. NO2는 대표적인 유해가스인 이산화질소로 자동차, 항공기, 선박, 산업용 보일러, 소각로 등에서 배출된다.

연구 결과, PM10, PM2.5, NO2 농도에 비례해 대상자의 뇌 두께가 감소했다. 대기오염 농도가 높아질수록 측두엽 등 인지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뇌피질 영역의 두께가 감소했고, 해마, 기저핵, 시상 등 뇌 구조물의 부피가 줄어들었다. 뇌 위축 정도는 오염 물질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PM10 농도가 10ug/m3 높아질수록 전두엽 두께가 0.02mm, 측두엽 두께가 0.06mm 유의하게 감소했고, PM2.5 농도가 10ug/m3 높아질수록 측두엽 두께가 0.18mm 줄어들었다. NO2는 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쳤다. NO2 농도가 10ppb 증가할수록 전체 뇌피질 두께는 0.01mm, 전두엽은 0.02mm, 두정엽은 0.02mm, 측두엽은 0.04mm, 뇌섬엽은 0.01mm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노영 교수는 “대기오염 물질 노출에 의해 얇아지는 영역은 주로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으로 치매의 기억력 감퇴와 관련이 있는 부위”라며 “기저 질환이 없는 건강한 고령자라도 대기오염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뇌의 노화가 빨라지고 치매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대기오염물질 농도가 해로운 수준이라면 가급적 외출을 삼가거나 불가피한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부 활동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등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마스크 착용 시에는 해당 마스크의 규격을 확인하고 코와 입 전체를 가리는 올바른 착용법을 준수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환경 및 독성학 분야에서 저명한 저널인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EHP)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환경부 생활 공감 환경기술개발사업 및 보건복지부 연구중심육성 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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