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의 새빨간 얼굴… '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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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현​ 인하대병원 피부과 교수​/사진=인하대병원 제공

S씨(여·57)는 쉽게 붉어지는 얼굴이 고민이다. 그런 S씨의 취미는 온몸의 땀을 쏙 빼는 시원하고 개운한 사우나이다. 사우나를 할 때마다 얼굴이 새빨개졌지만, 몇 시간 뒤에는 사라졌으므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왔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세로 사우나를 이용하지 않아도 얼굴이 항상 붉어져 있고 화끈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보습 크림을 듬뿍 발라도 피부가 땅기고 각질이 생겼으며, 심지어 화장품을 바르면 피부에 가렵고 따가운 발진이 오돌토돌 올라와 끝내 알레르기 검사를 위해 병원에 내원했다.

중년 얼굴에 드는 빨간불
S씨의 진단명은 '주사(Rosacea, 酒筱)'이다. 주사란 얼굴 중앙부를 침범하는 만성 충혈성 질환을 말한다. 쉽게 말해, 주로 코, 뺨, 턱, 이마에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홍반, 구진, 결절 상태를 뜻한다. 얼굴의 붉은기가 종일 사라지지 않으니 정말 큰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Rosacea라는 명칭은 빨간 장미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비롯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술을 마신 것처럼 얼굴이 붉어진다 하여 주사(酒筱)라고 부른다. 주사는 임상적으로 다양한 형태를 가지며, 생리가 불명확하여 여전히 논란이 많은 피부 문제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주사는 피부가 얇고 흰 사람들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남자보다 여자에서 2배 정도 많으며, 가족력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발병 요인은 생활 습관 및 환경이다. 얼굴이 더워지거나 붉어질 수 있는 습관 및 환경에 자주 노출되면, 처음에는 잠깐 붉었다가 좋아지지만 나중에는 점점 얼굴이 붉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결국 항상 얼굴이 빨개져 있고, 예민해지게 된다.

여드름이나 뾰루지 같은 것들이 올라오기도 하고, 화장품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화장품 트러블로 오인되기도 한다. 또 가렵거나 각질이 동반되기 때문에 알레르기 피부염이나 지루피부염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많다.

주사의 특징은 병변의 발생 부위다. 미간, 이마, 코, 양 뺨 및 턱에 주로 발생한다. 주로 피지가 많은 부위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홍조증 및 모세혈관의 확장이다. 얼굴이 붉고 뜨거우며 자세히 보면 실핏줄이 보인다.

피부가 열에 약하다면 피해야 할 것들 그림
사진=인하대병원 제공

빠른 진료가 호전의 지름길
주사가 있는 사람이 치료하지 않고 습관이나 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 증세가 점점 더 진행하여 악화한다.

주로 붉어지기만 하는 경우나 여드름처럼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지만, S씨처럼 얼굴이 붉어지다가 염증이 생기기도 하고, 피부가 두꺼워지고 비대해지는 주사비(딸기코)로 진행하기도 한다.

치료에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항생제 계열의 약을 먹고, 모낭충에 대한 연고를 사용한다.

알레르기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계통의 약은 일시적으로 증상만 완화시키고, 이후에 질환을 더 악화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순한 보습제 및 세안제 사용이 중요하고, 폐경기가 동반된 경우는 홍조를 억제하기 위해 혈압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혈관이 확장된 경우나 약으로 조절되지 않는 홍조증은 혈관 레이저로 치료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