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이상 여성이 별다른 이유없이 안면홍조와 불면증, 복부팽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갱년기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갱년기증후군은 폐경 전후로 생기는 여러 증상을 말하는 것으로 ‘폐경기증후군’, ‘폐경증후군’으로도 불린다. 평균 49~51세 전후로 폐경이 되는데, 겉으로는 단지 생리가 멎는 것이지만 몸속에서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 여성건강에 있어 큰 전환점을 맞게 된다. 난소는 제 기능을 잃고 조그맣게 쪼그라들고 난소에서 만들어내던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estrogen)의 분비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생리적, 정신적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며, 심장질환, 골다공증, 치매, 요실금 등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중년여성이라면 꼭 알아야 할 ‘갱년기증후군’에 대해 가톨릭대부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김민정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갱년기증후군은 초기 증상과 후기 증상이 명확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초기에는 ▲월경이 불규칙해진다 ▲얼굴과 가슴 부위가 화끈거리는 열성홍조(번열)와 함께 식은땀이 나며 심장이 두근거리고 불안, 초조감을 느낀다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밤에도 여러 번 화장실을 찾는 등 방광염, 요도염의 증세가 나타난다 ▲성관계시 불쾌감이나 통증을 느끼고 외음부의 가려움증이 있다 ▲손발가락, 팔목, 무릎, 발목 관절통과 관절경직 등 원인 모를 전신 통증을 느낀다 ▲원인 모르는 두통, 어지러움 등의 자율신경계 기능이상이 나타난다 ▲상복부의 팽만감과 체중증가가 동반된다. 이런 신체적인 증상 말고도 정신적인 변화도 나타나는데, ▲괜히 불안을 느끼며 신경이 예민해진다 ▲우울감이나 고독감을 느끼며 만사가 귀찮아지고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수면 장애가 동반되며 생활력 감소가 올 수 있다 등이다.
반면 갱년기증후군이 진행된 후기 상태가 되면 증상 양상이 달라진다. 이 경우에는 지속적인 여성호르몬의 결핍으로 건강과 생명에 심각한 위험을 줄 수 있는 질환들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은 심근 허혈증 및 동맥경화증이다. 여성호르몬은 지질대사에 관여해 동맥경화증의 원인이 되는 총콜레스테롤과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킴으로써 폐경 10년 후 여성에게서 심혈관질환이나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골다공증에도 노출된다. 골다공증이란 뼈의 구성성분이 점차 소실되면서 뼈 속에 많은 구멍이 생겨 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되는 질환이다. 폐경이 되면 급격한 골밀도의 감소가 일어나 같은 연령의 남자보다 10배 정도의 골밀도 소실을 보이게 된다. 폐경 후 여성에서 대부분 다양한 정도의 골다공증을 보이는데 심한 경우 여러 부위의 골절을 유발, 이에 따른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대퇴경부 골절인 경우는 합병증으로 인하여 1년 내의 사망률이 20%에 달하며, 대부분 정상적인 생활로 회복이 불가능하다.
그럼 갱년기증후군은 어떻게 진단이 될까? 사실 폐경기는 월경주기의 변화와 특징적인 안면홍조 등의 증상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지만 여성호르몬 감소로 생길 수 있는 골다공증이나 심혈관 질환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생식선 자극 호르몬 (FSH)검사, 에스트로겐, AMH(난소나이 측정) 검사, 혈중 콜레스테롤치 및 중성지방치 검사 그리고 자궁암 세포진 검사 및 골반 초음파 검사 등을 시행한다.
갱년기증후군 치료는 크게 호르몬 치료와 식사 요법, 운동 요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본인 몸 상태를 정확히 확인한 후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호르몬 대체 치료를 하면 안면 홍조나 생식기계 위축 증상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심혈관계 질환이나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우울증 같은 정신심리 증상도 완화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