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음식은 나쁘지만 섬유질은 추천… 치아 건강에 이로운 것들

입력 2020.06.09 17:46
얼음 사진
음료 속 얼음을 깨먹는 것은 치아를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오늘(9일)은 구강 보건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지정된 '구강보건의 날'이다. 치아 건강은 기본적인 식생활을 위해 매우 중요하지만, 전신 건강에 비해 소홀히 하는 사람이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9년 치주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1673만명으로, 국민 5명당 1명에 달하는 정도다. 치아와 잇몸 건강을 지키기 위해 칫솔질과 스케일링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이밖에 다른 방법은 없는 걸까. 치아 건강을 지키는 의외의 방법들을 알아본다.

1. 적정 체중 유지하고, 꾸준히 운동하기

전신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치아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실제 인제대 서울백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복부비만·고혈압 등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주염 발생 위험이 최대 1.5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잇몸 질환을 방치하는 것도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치주과 김태일 교수는 "치아 건강은 전신 건강과 별개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치아와 잇몸도 전신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서로 악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신 건강뿐 아니라, 치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도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꾸준히 운동할 것을 권한다.

2. 9시간 이상 과도하게 잠자기 않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치주과 박준범 교수·가톨릭의과대 의생명과학교실 한경도 박사·미국 국립보건원 박용문 박사팀의 연구 결과, 여성의 수면시간이 길수록 치주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수면시간이 9시간 이상인 여성은 5시간 이하인 여성보다 치주염 발병률이 1.45배 높았다. 연구팀은 수면시간이 길수록 사회경제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거나, 우울증이 있는 등 건강하지 않은 환경과 행동 패턴을 가졌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면시간이 길다는 것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강한 스트레스 또한 치아에 염증 반응을 유발하기도 한다.

3. 섬유질 음식 많이 먹고, 딱딱한 음식 줄이기

채소, 과일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자연적으로 치아와 잇몸을 씻는 효과를 낸다. 반면 오징어와 같은 딱딱한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치주인대가 손상돼 치주염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특히 여름철 얼음을 치아로 깨서 먹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치주인대와 치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한편 콜라 등 탄산음료가 치아 건강에 해로우리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탄산음료를 입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거나, 탄산음료를 마신 후 양치를 하지 않으면 산 성분으로 인해 치아가 손상될 수 있다.

4. 입안 건조한 노인은 '침 분비' 치료받기

침은 항균 성분을 지니고 있어 치아 건강에 도움을 주는데, 나이가 들면서 침 분비가 잘 안 되면 치주 질환이 생길 수 있다. 김태일 교수는 "침은 치아와 잇몸에서 시냇물 같은 역할을 한다"며 "침 분비가 안 돼 잇몸 사이에 있는 찌꺼기를 제거하지 못하면 충치, 풍치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침 분비가 잘 안 돼 입안이 건조하다면 물을 조금씩 자주 먹는 게 도움이 된다. 심한 불편감이 느껴질 경우 구강내과에서 인공타액이나 타액 분비 촉진을 돕는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치과 검진도 필수

언급한 방법들을 완벽하게 지키더라도 기본적으로 올바른 칫솔질과 정기적인 스케일링은 필수다. 이에 음식물이 잘 끼는 사람은 치실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치주질환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진도 필수다. 치주인대는 자가재생능력이 있어서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놔두면 낫겠지'라는 마음으로 방치하면 상태가 악화돼 심각한 통증이 생긴다. 통증이 심할 때 병원을 찾으면 이미 치료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연 1회 보험 적용가로 스케일링을 받을 때 치아 상태도 함께 확인하는 게 좋다.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데도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정보들도 많다. 대표적으로 ▲오일풀링(오일을 머금고 가글하는 것) ▲잇몸 마사지 ▲소금 양치 등이다. 김태일 교수는 "이런 민간요법을 한두 번 사용하는 것으로 치아가 손상되지는 않는다"며 "다만, 과학적 근거가 없고 굳이 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