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표면의 흰색 반점, 왜 생긴 걸까?

입력 2022.12.18 08:00
치아 흰 반점
치아 표면에 생긴 흰색 반점은 치아우식증의 초기 단계나, 영양소 부족·불소 과다 노출 등 때문에 치아 법랑질이 제대로 성숙하지 못했을 때 생긴다./사진=오픈 액세스 저널 MDPI
양치를 하며 거울을 들여다보면 치아 표면에 흰색 반점이 보일 때가 있다. 이를 아무리 열심히 닦아도 없어지지 않는다. 어떤 원인으로 말미암아 생긴 반점일까?

치아 표면에 나타난 흰색 반점은 치아우식증의 초기증상일 수 있다. 치아우식증은 산에 의해 치아의 가장 바깥 부분인 법랑질(에나멜)이 손상되고, 그 아래 상아질이 썩어 충치가 생기는 질환이다. 희게 변한 부분은 구강 내 세균이나 산 성분에 의해 법랑질의 구성성분인 무기질이 소실된 곳이다. 법랑질은 현무암처럼 구멍이 뚫려있는 다공성 구조인데, 무기질이 소실된 부분은 구멍이 더 많아져 정상 법랑질 조직과 빛의 굴절률이 달라진다. 그 탓에 무기질이 소실된 부분만 유독 희고 불투명하게 보이는 것이다.

우식증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흰 반점은 보통 잇몸선 근처에서 관찰된다. 본격적으로 이가 썩어들어가는 단계는 아니므로, 구강 청결에 신경 쓴다면 충치로 이어지는 것은 막을 수 있다. 비슷한 이유로 단 음식이나 레몬 오렌지같이 산성인 식품을 과다 섭취해 치아 겉의 법랑질이 손상됐을 때도 흰 반점이 생길 수 있다. 치아 교정장치를 오래 낀 환자들은 장치 틈새로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치아우식증으로 인한 흰색 반점이 잘 생기는 편이다.

우식이 진행되지 않은 치아에서도 불투명하고 하얀 반점이 관찰될 수 있다. 이 경우 반점이 크게 눈에 거슬리지 않는 상태라면 치료하지 않아도 치아 기능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치아 법랑질이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영구치가 형성되던 시기에 칼슘, 마그네슘, 인, 비타민 D 등의 영양소가 부족하면 치아 법랑질이 제대로 성숙하지 못해 흰 반점이 생길 수 있다. 불소가 많이 든 음료를 마시거나, 불소치약을 지나치게 많이 썼을 때도다. 불소에 과다 노출돼 불소가 법랑질 아래 상아질로 침투하면 법랑질이 원활하게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불소치약은 완두콩 한 알 크기만큼 짜서, 하루 두 번 이하로 사용하는 게 좋다.

흰색 부분의 면적이 넓지 않으면 치아 재광화를 통해 색을 되돌려볼 수 있다. 재광화는 법랑질에서 무기질이 손실된 부분에 칼슘과 인 같은 무기질을 다시 채워넣는 치료다. 그러나 반점의 범위가 크면 재광화만으로는 원상복구가 어렵다. 치아를 삭제하고 라미네이트를 해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