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에게 흔한 혈액암 '다발골수종' 주요 의심 증상은…

입력 2020.02.2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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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에게 잘 발생하는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종은 재발이 잦고 생존율이 낮은 편이다. 초기에 적절한 약제를 써서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몸속 장기뿐 아니라 '혈액'에도 암이 생길 수 있다. 이를 혈액암이라고 하는데, 혈액 세포나 혈액을 만드는 조혈기관 등에 암이 발생한 것이다. 이중 유독 고령자에게 잘 생기는 혈액암이 있는데 '다발골수종'이다. 다발골수종은 국내 기준 70대 환자가 가장 많다.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 환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20년간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는 약 10배로 늘었다.

백혈구 일종 '형질세포'서 발생… 뼈 통증 흔해

다발골수종은 세균,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도록 '면역단백'을 만들어내는 형질세포가 혈액 속에서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한다. 형질세포는 백혈구의 한 종류인 'B림프구'가 최종적으로 성숙한 단계다.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며 발생하는 비정상 세포를 골수종세포라 하는데, 이 세포는 뼈를 녹이고, 이로 인해 뼛속 칼슘이 혈액으로 흘러나와 고칼슘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고칼슘혈증이 발생하면 구토, 피로감 등이 나타나고 콩팥기능장애를 유발한다. 하지만 다발골수종의 가장 흔한 증상은 뼈 통증이다. 환자의 70%가 겪는다. 이 밖에 몸에 감염이 잘 생기고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뼈 통증, 빈혈, 콩팥 기능 이상이 발생한 고령자는 정밀 혈액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재발 잦고 생존율 낮은 편, 초기 치료가 중요

다발골수종은 자주 재발해 치료가 까다롭고 생존율도 비교적 낮다. 1993~2015년 기준 다발골수종의 5년 상대생존율은 33.2%, 10년 상대생존율은 18.8%이었다. ​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이 62.1%, 10년 상대생존율 58.6%인 것과 비교했을 때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이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떼어놓고 비교하면, 다발골수종의 5년 생존율이 1996~2000년​에는 19.8%였지만, 2011~2015년에는 40.9%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환자 생존율을 높이려면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한 번 재발하고 2차 치료를 진행한 후에는 치료 반응 유지기간이 지속적으로 짧아져, 재발 횟수에 따라 치료 반응률도 감소한다.

치료에는 주로 항암화학요법과 조혈모세포 이식이 시행된다. 주사제나 경구로 복용하는 항암화학요법이 가장 보편적이다. 2000년대 이후에 새로운 약제들이 개발되면서, 환자의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쳐 다발골수종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되고 있다. 예를 들어, 키프롤리스(카르필조밉)는 이전에 한 가지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 한 해 무진행 생존 기간을 기존 치료제 대비 12개월 더 연장하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본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은 70세 이하 환자에서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김진석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재발이 거듭될수록 환자 예후는 물론, 치료 효과가 떨어져 첫 재발 시에 효과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때문에 우수한 생존기간 연장 효능을 보인 약제로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발 방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환자의 치료의지"라며 "다발골수종은 흔한 암이 아니고 대부분 고령의 환자들이다 보니, 완치가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거나 거부하는 경우가 있지만, 과거에 비해 치료법도 발전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충분히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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