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서 희귀 혈액암 집단 발병?…주치의 “집단 발병으로 보기 어렵다”

입력 2017.09.28 15:22
JTBC 방송 화면
사진설명=전남 한 중학교에서 1년 새 혈액암 환자가 3명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담당 주치의는 집단 발병으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사진=JTBC 캡처

전남 해남 지역 한 중학교에서 최근 1년 새 3명의 학생이 희귀 혈액암에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담당 주치의는 3명 중 1명은 혈액암이 아니라고 정정했다. 앞서 JTBC는 전남의 한 중학교에서 희귀질환인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 잇따라 발생했다고 지난 27일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세 학생의 주치의인 전남화순대병원 소아혈액종양내과 국훈 교수는 “알려진 것과 달리 세 환자가 같은 병이 아니다”며 “최근 한 달 새 학생 두 명이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을 진단받은 것은 맞지만, 1년 전 발생한 환자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 아닌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로, 현재 통원 치료 중”이라고 말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과 재생불량성 빈혈은 다른 질환이다. 백혈병은 혈액암의 일종으로, 조혈모세포가 혈액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에 문제가 생겨 백혈구가 악성 증식하는 병이다. 3~5세 소아나 60세 이상 노인에서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방사능이나 벤젠 같은 발암 물질 노출이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재생불량성 빈혈은 암이 아닌 혈액 질환에 속한다. 조혈모세포 이상으로 혈액 생산기능이 감소하는 질환이다. 선천적인 경우와 후천적인 경우가 있으며, 마찬가지로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국 교수는 한 학교에서 거의 동시에 두 명의 환자가 발생한 사실에 대해서도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 교수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의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3명꼴로, 한 학교에서 2명이 비슷한 시기에 진단받은 사례가 드물긴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는 의미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의 전국 발생 분포를 파악해 봐도 해남 지역에서 특별히 발생이 집중되는 것은 아니다”며 “해외에서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 집단 발병한 사례는 히로시마·나가사키에서 방사능 피폭 이후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