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닥터] "몸의 받침대 '고관절', 철저히 설계하고 조형미 더해 치료"

입력 2019.09.20 09:02

[윤필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뼈 부딪히는 '고관절 충돌증후군'… 격한 운동 즐기는 젊은 환자 늘어
무리한 동작 금물… 방치 말아야

미적인 재능을 진료에 활용하는 의사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윤필환〈사진〉 교수다.

윤 교수의 연구실에는 '뼈를 깎고 다듬는' 정형외과 연구실과는 분위기가 다르게 화사한 그림 여러 점이 벽에 걸려 있다.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아서 정물화, 인물화 등 다양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논문이나 교과서에도 직접 그림을 그리는데, 환자에게 설명할 때도 도움이 됩니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윤필환 교수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윤필환 교수의 꿈은 건축가였다. 그러나 의대에 진학하게 됐고 건축학과 닮은 점이 많은 정형외과를 자연스럽게 선택했다. 윤 교수는 "둘 다 시각적인 정보와 다양한 측정값을 컴퓨터로 꼼꼼히 계산해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점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또 윤 교수는 "정형외과는 엑스레이로 치료 부위의 수술 전후 변화가 확연히 드러난다"며 "이에 섬세함은 물론 심미적인 요소도 신경 써야 하므로 미적인 감각이 크게 도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연구실에 모니터를 4개나 구비해두고 정형외과 수술 전 설계를 꼼꼼하게 진행하고 있다.

윤 교수는 우리 몸의 '받침대'인 고관절을 주로 치료한다. 골반과 허벅지 뼈를 연결해주는 고관절은 주로 노년층에게만 문제가 생긴다고 알려졌지만 최근 젊은층에서도 고관절 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윤 교수는 "운동을 즐기는 젊은층이 늘면서 고관절 뼈가 서로 부딪히는 '고관절 충돌증후군' 환자가 늘고 있다"며 "실제로 젊은층 200명을 조사한 결과, 고관절 충돌증후군 유병률이 25%일 정도로 흔해졌다"고 말했다.

고관절은 일반적으로 골반과 허벅지 뼈가 볼과 소켓처럼 맞물려 움직이지만 과격한 운동이나 스트레칭으로 부위가 튀어나오거나 길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태로 움직이면 골반과 허벅지 뼈가 부딪히면서 사타구니에 통증이 생긴다. 윤 교수는 "고관절 충돌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요가, 스트레칭 등 특정 동작에 제한이 생기는데, 이때 유연성을 탓하며 안 되는 동작을 반복하면 자칫 뼈가 갈리거나 인대가 찢어질 수 있어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고관절 충돌증후군을 내버려두면 통증으로 걷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거나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윤 교수는 "통증을 유발하는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등을 멀리하고 운동량을 줄이는 등 생활습관을 바꾸면 환자 중 60% 정도가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습관을 바꿨는데도 통증이 이어지거나 운동선수처럼 직업상 무리한 동작을 반복해야 한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윤 교수는 "수술은 피부를 크게 절개하지 않고 관절내시경을 통해 진행한다"며 "전 과정을 컴퓨터로 꼼꼼히 설계하고, 수차례 모의 수술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