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닥터] "입에 맛있기보다 '腸에 좋은' 식사를… 나트륨 줄인 발효 식품 드세요"

입력 2019.06.14 08:56

김남규 세브란스병원 교수

"단짠단짠(달고 짠)한 맛있는 음식은 입에서만 쾌락을 줍니다. 입에서의 쾌락은 잠시일 뿐, 장으로 들어갔을 때도 좋은 음식일 지 한번은 생각하고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25년간 1만건이 넘는 대장암 수술을 집도한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남규 교수가 장 건강을 위해 강조하는 말이다. 그는 "30년 가까이 의사 생활을 하면서 대장암, 염증성장질환, 과민성대장증후군 같은 장 질환이 과거에 비해 급증한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이유는 식생활의 변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인들은 가공식품, 냉동식품, 패스트푸드를 과거에 비해 많이 먹는데, 김 교수에 따르면 이런 식품들이 장내 환경을 나쁘게 변화시키고 장기간 누적되면서 질병으로 이어진다. 김 교수는 "장 건강을 위해서는 전통적인 식생활로 회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남규 교수는 “장내 환경은 지구 환경과 같다”며 “지구의 쓰레기 같이, 장에 나쁜 음식 섭취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남규 교수는 “장내 환경은 지구 환경과 같다”며 “지구의 쓰레기 같이, 장에 나쁜 음식 섭취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김치와 청국장은 발효 식품이라 먹으면 장내 유익균을 얻을 수 있다.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식이섬유도 풍부해 장내 환경을 좋게 만든다. 김 교수는 "장내 유익균은 짧은 사슬 지방산을 만들어내는데, 부트릭산 같은 짧은 사슬 지방산은 장 점막을 감싸 발암 물질이 장 점막에 닿는 것을 막는다"고 말했다.

한국인이라면 빵보다 밥이 소화가 잘 되는 것을 느낄 것이다. 밀가루에는 글루텐 불내성, 우유에는 유당 불내성 등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잡곡을 섞은 밥이나 현미밥은 칼로리가 빵에 비해 낮고 식이섬유도 많아 장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다만 한식도 개선할 점이 있다. 김 교수는 "나트륨 섭취량이 많은 것"이라며 "조리 시 소금을 줄여야 하고, 국물을 최소한만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년 전만 해도 키 170㎝에 몸무게가 85㎏까지 나갔다. 바쁜 스케줄 때문에 회식이 잦고 밤 늦게까지 음식을 먹으니 다음날 아침이 되면 배가 안 고팠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과 저녁은 폭식을 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1년간 13㎏ 감량한 김 교수는 "야식을 먹지 않고 아침은 꼭 먹고, 먹는 순서를 채소부터 섭취해 전체 식사량을 줄였다"며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는 안 먹는다"고 말했다. 매일 1시간 이상의 운동도 빼놓지 않는다. 장 건강은 물론 혈압·혈당 조절이 잘 되고 코골이, 구취도 사라졌다. 김 교수는 스스로 경험한 것을 환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을 담아 최근 책 '몸이 되살아나는 장 습관'을 썼다. 김 교수는 "다 아는 수칙이라고 생각하지만, 알고 있다고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며 "1년 이상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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