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부르는 음경만곡증…방치 말고 치료받으세요”

의사에게 듣는다
한림대강동성심병원 비뇨기과 양대열 교수

음경은 전후좌우 어느 방향으로나 휘어지지만 정상 범위를 벗어나게 휘어진다면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50대 이상 10명 중 1명이 음경이 바나나처럼 휘는 음경만곡증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음경만곡증은 외부 충격이나 성기를 다쳐 발생한다. 잘못된 자위습관이나 격렬한 성행위도 원인이다. 음경만곡증 방치하면 발기부전이나 통증을 유발하고, 외형에 의한 스트레스로 우울증까지 겪을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대열 교수

양대열 한림대강동성심병원 비뇨기과 교수로 전립선암, 신장암 등 비뇨기 종양과 남성학이 주 진료 분야다. 아시아태평양 성의학회 편집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비뇨기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15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대한남성과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음경만곡증은 어떤 질환인가요?
음경만곡증은 발기 시 음경이 구부러지는 질환입니다. 1561년 팔로피우스(Fallopius)에 의해 처음 보고됐고, 이후 프랑스 의사인 페이로니(Francois Gigot de la peyronie)에 의해 정식으로 명명돼 현재 ‘페이로니병’으로 알려지게 됐습니다. 이 질환은 음경 조직의 일부가 굳어 발기 시 음경 팽창을 방해해 음경이 휘어지게 됩니다. 심한 경우에는 발기 시 음경이 90도로 꺾여 있거나 모래시계 같은 기형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통증이 유발되며, 경우에 따라선 성 상대방에게도 통증을 유발하게 만듭니다.

음경만곡증은 왜 생기나요?
음경만곡증이 생기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불분명합니다. 하지만 음경에 발생한 만성 외상이 잘못 치유돼 발생하는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생활 같은 지속적인 행위에 의해 미세한 손상이 발생하면, 음경 내 미세혈관에서 혈액이 새어나와 백막하부(subtunical layer)에 고이게 됩니다. 여기에 섬유소(fibrin)가 엉겨붙고, 대식세포, 호중구 등이 모여 염증 반응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러한 염증 반응은 사이토카인(cytokine)과 혈관활성인자(vasoactive factors) 등을 분비해 콜라겐 합성을 증가시킵니다. 결국 해당 조직은 딱딱하게 굳어지게 됩니다. 외상과 함께 유전적 소인이나 자가면역 이상도 페이로니병과 연관 있을 수 있습니다. 손가락이 심하게 휘는 질환인 튜피트렌 구축(Dupytren’s contracture)도 연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음경만곡증의 특징적 증상이 있나요?
음경만곡증은 음경이 휘는 것 외에도 발기 시 통증이 발생합니다. 또 음경의 일부가 딱딱하거나 발기부전 등 특징적 증상을 보입니다. 음경이 굳는 현상은, 음경을 정면에서 봤을 때 상하로 나눈다면 음경의 위쪽이 더 잘 굳으며, 음경 기형도 마찬가지입니다. 혹은 좌우 그리고 아래쪽 조직이 굳으면 성생활에 곤란을 겪게 됩니다. 보통 발기 시 통증이 동반되는 것은 12~18개월이며 그 뒤로는 통증이 거의 없어집니다. 음경만곡증은 극히 일부(3~12%)에서 자연 치유되고, 대부분은 병을 앓거나(40~67%), 계속 진행(30~48%)됩니다. 발기부전은 음경만곡증의 8~52%에서 동반되며, 음경만곡증이 직접 원인이 되는 경우는 5% 정도로 추정됩니다.

음경만곡증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음경만곡증 진단은 병력검사와 신체검사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진단 시 중요한 것은 병이 진행 중에 있는지, 혹은 안정된 상태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치료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병력검사에서는 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음경수술, 음경손상, 약물복용, 섬유질환의 가족력 등을 조사합니다. 또 발기부전의 고위험인자로서 연령, 흡연,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 심혈관질환의 병력 여부도 알아봅니다. 신체검사에서는 발기 시 음경의 비정상적 양상, 통증 정도, 음경이 휘어진 방향과 정도 등을 살펴봅니다. 발기력 정도도 반드시 파악해야 합니다. 음경의 영상촬영도 굳어진 조직의 석회화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음경만곡증은 꼭 치료해야 하나요?
치료 방법의 선택이나 적용 시기에 있어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에게는 질환 초기에 경미한 음경만곡이 있더라도 저절로 증상이 호전되거나 특별한 치료 없이도 성생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여러 음경 기형이나 부작용이 초래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일반적으로 음경 통증이 나타나거나 음경 기형 등이 문제를 일으킬 때에 치료를 시작합니다.

음경만곡증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구체적인 치료 방법을 살펴보면, 전신 또는 국소에 작용하는 경구 약물이나 병변에 직접 주입하는 약물 주입 요법, 그리고 수술적 요법이 대표적입니다. 한때 에너지 전달 치료법인, 이른바 방사선 조사, 체외 충격파 치료, 열 치료(diathermy), 레이저 치료 등이 시행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에 의한 결과들은 제한된 환자 수, 짧은 추적기간, 낮은 치료성적 등으로 인해 널리 인정을 받지 못했으며,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는 추세입니다.

음경만곡증 치료 후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나요?
염증이나 손상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음경이 많이 꺾기는 동작을 피하고 공기가 잘 통하는 바지와 속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음경이 염증성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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