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 15%, 입안과 무관

입냄새는 성인의 절반이 겪을 정도로 흔하다. 입속 세균이 단백질을 분해하면 휘발성 황화합물이 생기는데, 이것이 퀴퀴한 냄새를 유발한다.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홍정표 교수는 "칫솔질을 깨끗이 한 직후에도 입냄새가 나면 치과 검사를 받는 게 좋다"며 "잇몸에 생긴 염증 등이 입냄새를 유발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강 문제가 없어도 입냄새가 날 수 있다. 입냄새의 10~15%는 입이 아닌 다른 부위에 생긴 질환이 원인이다. 코·인두(입과 식도 사이의 통로)·소화기·호흡기 등에서 생긴 냄새가 입을 통해 나오는 것이다. 부비동염·편도결석·역류성 식도질환· 기관지 확장증·신부전증·당뇨병이 주로 입냄새의 원인으로 꼽힌다.
콧속 빈 공간에 염증이 생기는 부비동염의 경우, 부비동 안의 고름이 콧물과 함께 목 뒤로 넘어가면 식도에 머물면서 악취를 낸다. 편도결석은 편도선에 있는 구멍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가 끼는 것인데, 여기에 세균이 번식하면 부패하면서 냄새가 난다. 홍정표 교수는 "부비동염이나 편도결석이 있으면 달걀이 썩는 듯한 냄새가 난다"며 "목에 이물감까지 느껴진다면 이런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역류성 식도질환은 쓴 냄새를 유발한다. 위에 있어야 할 위산이 입 쪽으로 역류하면서 냄새를 풍기는 것이다. 기관지 확장증이나 폐농양 등의 폐질환이 있으면 입에서 비린내가 날 수 있고, 신부전증의 경우 혈중 요소 농도가 높아져 암모니아 냄새를 풍긴다. 당뇨병 환자의 입냄새는 아세톤이나 연한 과일향이 나는 게 특징이다.
만약 특별한 질환이 없다면 생활습관을 고쳐야 한다. 적은 양의 음식물이라도 섭취한 뒤에는 바로 칫솔질을 하고, 칫솔을 이용해 혀에 낀 백태(白苔)를 깨끗하게 없애야 한다. 칫솔질 후에는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는 게 좋지만, 구강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이 든 구강청결제를 쓰면 침 분비량이 줄어 입냄새를 유발하는 백태가 더 잘 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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