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중 잦은 기침… 음식 제대로 못삼키는지 살펴라

입력 2012.02.01 09:01

연하장애 원인과 처방
65세 이상 20%가 앓아
삼키는 기능 떨어지면 기도·폐로 음식물 유입
감기로 착각하기 쉬워 방치 땐 폐렴으로 악화돼
세끼 분량 식사, 4~5끼로 국물은 걸쭉하게 마셔야
목근육 강화치료 병행을

평소 식사할 때 기침을 자주 하던 이모(74·서울 서대문구)씨는 최근 기침이 심해져 병원에 갔다가 폐렴 진단을 받았는데, 원인은 먹은 음식이 위장까지 제대로 내려가지 못하는 연하장애(嚥下障 石+疑)였다. 의사는 "65세 이상 노인의 20% 정도가 연하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의료계는 추산한다"며 "하지만 자신이 연하장애를 갖고 있다고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음식물 잘못 넘어가 폐렴 유발

사람이 음식물을 씹어서 목으로 넘기면, 신경의 반사작용으로 기도가 닫히고 식도가 열리면서 인후두와 식도 근육이 음식물을 위로 이동시킨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연하장애이다.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선동일 교수는 "노화에 따라 구강·인두·후두·식도 등의 신경과 근육에 문제가 생겨 발생할 수 있다"며 "뇌졸중·파킨슨병·치매·위식도역류질환·두경부암 등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연하장애가 의심되면 입에서 위까지 음식물을 삼키는 전 과정을 살피는 비디오투시검사로 정확한 문제부위를 찾아내고 원인에 따라 재활치료를 하게 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식사 중이나 식사 후 기침을 자주 하거나, 식사 후 호흡이 가쁘거나 쉰목소리가 나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음식물이 식도가 아닌 기도와 폐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기도나 폐에 잘못 넘어온 음식물은 흡인성 폐렴(음식물 등 외부 이물질이 유입돼 생기는 폐렴)을 일으키거나 숨길을 막아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김덕용 교수는 "연하장애로 생긴 흡인성 폐렴을 감기로 잘못 알고 병을 키우는 노년층이 많다"고 말했다.

일단 위에 도달한 음식물은 다른 소화기 질병이 없으면 정상적으로 소화되기 때문에, 연하장애가 있어도 소화불량 등이 생기지는 않는다.

조영제 든 음식으로 이상부위 찾아

연하장애가 의심되면 이비인후과나 재활의학과, 소화기내과 진료를 받는다. 비디오투시검사로 진단한다. 조영제를 넣은 요구르트·계란찜 등의 음식을 먹게 하고, 입에서 위까지 음식물이 내려가는 전 과정을 영상 장비로 투시하면서 문제를 찾아낸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하정 교수는 "인두 근육에 문제가 있으면 음식을 삼킬 때 인두 주변의 움푹 팬 후두개곡 등에 음식물이 고이고, 식도괄약근이 굳어져 있으면 삼킨 음식물이 식도를 통해 위까지 내려가는 시간이 지체된다"고 말했다.

식습관 교정·목근육 강화로 교정

식습관교정과 재활치료를 병행한다. ▷식습관 교정=음식을 먹을 때 턱을 아래로 당기면 기도가 좁혀진다. 하루 세끼 분량 식사를 조금씩 4~5끼로 나눠 먹는다. 음식을 다 삼키고 난 다음에 다음 음식을 입에 넣는다. 딱딱한 음식물보다 액체가 식도나 폐로 더 잘 넘어가므로, 국물 등은 걸쭉하게 만들어 먹고 물에는 점도증진제를 타서 마신다. ▷재활치료=음식이 들어올 때 기도와 식도를 제대로 여닫는 신경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차가운 물이나 얼음으로 면봉을 적셔서 목젖 양옆을 자극하거나 목 주변에 패치를 붙여 전기자극을 가하는 치료를 한다. 음식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게 훈련하는 치료법도 있다. 오른쪽 목 안의 근육이 약해서 생긴 연하장애 환자는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고 음식을 삼킨다. 발성훈련이나 구강근육운동(누워서 발가락이 보일 때까지 고개를 드는 운동)으로 음식을 삼키는 데 쓰는 근육을 강화하는 치료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