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경상 환자’ 치료비 또 늘었다… 한방이 양방의 4배

입력 2025.03.27 19:30
자동차 사고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지난해 자동차보험 경상 환자 치료비가 증가한 가운데 한방병원 치료비 증가율이 양방 치료비 증가율의 4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4개사의 자동차 사고 경상 환자(12~14급) 치료비는 약 1조30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치료비를 치료 인원으로 나눈 인당 치료비는 87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5.4% 늘었다.

자동차보험 경상 환자의 인당 치료비는 2023년 사고일 4주 이후 2주마다 보험사에 진단서를 내도록 한 제도 개선 방안이 도입된 이후 0.6% 감소했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진단서를 반복해서 발급하는 병원들이 생기면서 제도가 유명무실해진 탓이다.

특히 한방병원의 진료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양방병원의 치료비가 약 2725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늘어난 데 비해 한방병원의 치료비는 약 1조323억원으로 8.6% 불어나 증가율이 거의 4배에 달했다. 한방의 인당 치료비도 101만7000원으로 양방(32만9000원)의 3배가 넘었다. 경상 환자의 한방병원 쏠림이 심화하면서 한방병원을 찾은 경상 환자는 2021년 89만명대에서 작년 101만명대로 크게 늘었다. 양방병원을 찾은 경상 환자는 2021년 87만명대에서 매년 줄어 작년 82만명대를 기록했다.

그동안 일부 한방병원이 증상이나 사고 정도와 무관하게 침술·첩약·추나 등 다양한 처치를 일괄 시행해 진료비 규모를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최근 시민단체 ‘소비자와함께’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동차보험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75%는 이러한 세트 청구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약 82%가 “경미한 자동차 사고시 피해 상대방이 한방의료기관에서 입원치료를 받는 데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62%는 “한방 진료비 증가가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며 이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