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유가 영향으로 해외여행객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7일 인천공항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여객수요 증가율은 16.8%로, 51개월 만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즐거운 해외여행을 위해 꼼꼼히 챙겨야 할 것들은 다양하지만, 그중 건강과 관련한 주의사항은 반드시 숙지해야 할 요소에 해당한다. 해외여행 중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현지 기후환경에 따라 처방약 달라지기도
급작스러운 환경변화는 신체 부담을 가중시킨다. 평소 특정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이 여행 전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건강 수칙은 병력·복용 약·연령 등을 영어로 적은 명찰을 준비하는 것이다. 특히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경우, 의식 없이 갑자기 쓰러졌을 때나 현지에서 의료진과 소통하는 데 필요하다. 약국·병원에서 증상을 표현할 수 있는 영어 단어를 준비해 놓는 게 좋다.
여행자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중노년층은 지병이 악화하거나 넘어져 골절상을 입으면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 쉽다. 협심증·심근경색 같은 심혈관계 질환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일도 잦다. 여행 지역의 의료기관·약국 위치를 미리 알고 있으면 사고 시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다.
평소 복용하던 약은 넉넉히 챙기고 영문처방전을 함께 준비할 필요도 있다. 복용하던 약이 일부 국가에서는 반입이 안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슐린을 맞는 당뇨환자는 현지에서 바늘을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유 있게 가져간다. 약은 반드시 기내에 가지고 탑승해야 한다. 여행 6~8주 전에는 병원 내 여행의학센터 등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한다. 평소 가진 질병은 여행 종류·기간, 현지의 기후환경에 따라 처방약이 달라지기도 한다.
◇비행기 이·착륙 전 가스차는 음식은 금물
기내는 신체에 이상 반응이 생기기 쉬운 공간이다. 폐 기능이 약한 사람은 약간의 기압 차에도 위험해질 수 있다. 기압이 낮으면 몸 안에 녹아 들어가는 산소의 양이 줄어든다. 또한, 기내에서는 신체에 가스가 잘 차는데 이 때문에 헛배가 부르면서 횡격막이 올라가 폐활량이 더 줄어들기 쉽다. 따라서 출발 전 양파·콩 등 가스가 많이 생기는 음식은 피한다.
기내에 장시간 앉아있으면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겨 부종이나 혈전증(혈액이 굳는 것)이 오기 쉽다. 혈전증을 앓았거나 만성질환·암환자, 에스트로겐 약물 복용자는 위험이 높아진다. 엉덩이는 좌석 깊숙이 넣고 허리에는 쿠션을 댄다. 발목을 자주 돌려주고 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스트레칭으로 종아리 근육을 움직인다. 움직임이 불편한 창가·가운데 자리는 피하는 게 좋다.
◇시차 부적응 걱정된다면 수면 시간 조절
6시간 이상 시차가 있는 지역은 약을 먹는 시간이나 인슐린량을 조절해야 한다. 특히 당뇨환자는 상황에 따라 필요한 인슐린량이 달라진다. 식사시간·음식·약 복용시간도 영향을 미친다. 휴대용 키트로 혈당을 스스로 측정해 필요한 인슐린량을 파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매일 복용하는 약은 현지에서 먹기 쉬운 시간에 맞춰 한국에서부터 미리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차 부적응은 먼 거리를 짧은 시간에 여행해 생긴 시차를 신체 리듬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낮에는 졸리고 피로하며 입맛이 없다. 밤에는 불면에 시달린다. 수면 시간을 조절하면 생체리듬을 빨리 바꾸는 데 도움된다. 동쪽(미주)으로 여행할 때는 출발 3~4일 전부터 한 시간 일찍 잠들고 1시간 일찍 일어나며, 서쪽(유럽)의 여행은 반대로 하면 된다.
급성 설사는 여행객에게 가장 흔한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설사는 하루 이틀이면 낫지만 낯선 환경에서 물갈이와의 형태로 나타나면 기간이 길어지기 쉽다. 평소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경구 수액제를 2~3팩 준비하면 안전하다. 하루 3번의 가벼운 설사는 수분 보충으로 충분하지만, 피가 섞이거나 고열을 동반한 설사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