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담배에 중독성을 키우는 암모니아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 다국적 담배회사의 내부 문건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KT&G는 담배 제조에 암모니아 첨가물이 사용된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지난 달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에 공개된 ‘담배소송과 다국적 담배회사 내부문건 속 국산담배 성분분석’이란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국산 담배 8종에 대한 분석 결과 시나브로 KS박스, 디스플러스 KS를 제외한 6종에서 암모니아가 0.03~0.11% 함유돼 있었다.
암모니아 자체는 유독성 물질이 아니지만 니코틴의 뇌 흡수율을 높여 중독성을 키우기 때문에 담배 첨가물 중 가장 논란이 되는 성분이다. 다만 천연 담뱃잎에도 암모니아가 극소량 포함돼 있어 검출된 것이 첨가물인지는 논쟁거리다. 이미 암모니아 첨가물이 확인된 필립모리스 제품의 경우 암모니아 비율이 0.2%가 조금 넘는다.
이외에도 국산 8종의 담배에는 코코아가 0.13~0.23%, 설탕 감초 등 당류가 5.5~8.6% 포함돼 있었다. 코코아는 기관지를 확장시켜 더 많은 니코틴이 폐 속으로 흡수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당류는 니코틴과 결합해 인체 흡수율을 높이고 담배 흡입 횟수를 늘리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이 또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라이트’ ‘순한’ 등의 표현이 들어간 담배가 안전하지 않다는 점도 재확인됐다. 다국적 담배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가 분석한 문건에 따르면 ‘순한 담배’로 홍보된 88라이트의 개비당 타르양은 9.5㎎으로 일반 88담배(11.1㎎)보다 고작 1.6㎎ 적었다. 또 ‘순한’ 솔 골드 라이트는 88담배보다 타르양이 0.8㎎ 더 많았다. 논문은 1999년 국내 첫 담배소송 당시 한국인삼연초연구소가 다국적 담배회사 필립모리스에 도움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낸 사실도 밝혔다.
이에 KT&G 관계자는 “암모니아는 잎담배 자체에 있는 성분으로 담배 제조과정에 암모니아를 인위적으로 첨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