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4개월 간격 감염... "백신 효과, 몇 달 안 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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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코로나19 세계 최초 재감염 사례가 나왔다. 이전에도 재감염으로 추측되는 사례는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으나, 정식으로 확인된 건 처음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쉽게 변이하는 특징을 가진 RNA 바이러스의 한 종류로 백신이나 치료제를 만들기가 어려운 상황, 홍콩대 연구진은 "백신을 통한 면역 효과가 몇 달 밖에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백신 개발은 소용이 없는 걸까.
각국서 재감염 추측 사례 나오는데, 재감염 시 증상은?
홍콩대 연구진은 24일 국제 학술지 '임상감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한 논문에서 "젊고 건강한 남성이 첫 감염 후 4개월 만에 두 번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첫 감염 당시 발열 등 경미한 증상만 보였고, 재감염됐을 때는 아무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재감염 증상이 더 경미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이탈리아에서도 재감염 사례가 나온 바 있다. 학술지에 정식 보고된 사례가 아니여서 첫 사례로 인정되지는 않았다. 당시 이탈리아에 거주하던 84세 여성은 첫 번째 감염 당시 무증상 감염 판정을 받은 뒤 회복됐지만, 재감염 후 심각한 감염 증세로 입원했다. 재감염 때는 증상이 없었던 홍콩 사례와 정반대의 결과다. 임상연구기관인 과학치료연구소(IRCCS)의 한 연구원은 이에 대해 "첫 번째 감염으로 생긴 항체가 오히려 더 심한 재감염을 활성화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효과 몇 달 뿐이더라도, 백신 개발 필요하다
현재로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얼마나 빠른 주기로 변이해 재감염을 일으키는지, 재감염되면 증상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사례를 통해 추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홍콩대 연구진이 언급한 대로 백신이 바이러스의 변이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효과가 오래 가지 못한다고 가정한다면 백신 개발에 대한 회의론도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백신이 몇 달 밖에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백신 개발은 반드시 필요하다. 은평성모병원 감염내과 최정현 교수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도 길어야 6~9개월 정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며 "백신의 효과가 얼마나 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의료 역량의 범위를 넘지 않을 정도로 확산을 막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단은 시간을 벌어 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최정현 교수는 "현재 개발되고 있는 백신들이 얼마나 교차면역(어느 정도의 변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을 지녔는지가 관건"이라며 "아직은 백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백신의 효과에 대해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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