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의심했다” 비즈니스석에서 전자담배 피운 승객… 냄새 안 나 괜찮을까?

입력 2024.07.30 15:20
기내 좌석에 앉아 전자담배를 피우는 승객의 모습/사진=인스타그램 캡처
기내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승객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29일 인스타그램 한 이용자는 자신의 계정에 ‘비행기 안에서 있었던 일. 진짜 이런 사람이 있네요. 내 눈을 의심함’이라는 글과 함께 짧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비즈니스 좌석에 앉아 흡연 중인 남성 승객의 모습이 담겼다. 이 승객은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전자담배로 추정되는 물건을 입으로 흡입한 뒤 연기를 내뿜고 있다. 이 영상은 하루도 되지 않아 46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누리꾼들은 ‘전자담배라 냄새 안 난다고 흡연하는 사람들 은근히 많더라’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자담배는 기내 반입은 가능하지만,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기내 흡연은 금지돼 있다. 항공 보안법에 따라 화재 위험이 있는 기내 흡연은 엄밀히 금지된다. 계류 중인 항공기 내에서 흡연할 경우 500만원 이하, 운항 중인 항공기 내에서 흡연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처한다. 전자담배는 연초보다 냄새가 덜해 나쁜 성분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실내흡연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정말 전자담배는 간접흡연의 위험성이 전혀 없을까?

전자담배 역시 일반 연초와 마찬가지로 간접흡연의 위험성이 있다. 전자담배도 염연히 담배의 일종으로 다양한 유해 물질을 내뿜는다. 특히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에어로졸(대기 중에 부유하는 고체 또는 액체의 미립자)을 단순한 수증기로 오해하고 실내 흡연하거나 에어로졸을 거리낌 없이 마시곤 한다. 하지만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발암·독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게다가 고농도의 초미세 입자로 구성돼 있어 오히려 일반 담배보다 더 해로울 수 있다. 에어로졸에 노출되면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심해지고, 동맥이 수축해 심장마비가 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자담배가 만드는 미세먼지도 문제다. 질병관리청과 연세대학교 환경공해연구소·건축환경연구실의 공동 실험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의 미세먼지 생산량은 한 개비당 17만 2845mg으로 일반 연초(1만 4415mg)보다 훨씬 많았다. 게다가 담배로 인한 미세먼지는 흡연자의 폐에 남아 시간이 흘러도 주변으로 퍼질 수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흡연 5분 뒤 흡연자의 날숨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 농도는 정상 수치를 한참 웃도는 781mg에 달했다. 따라서 흡연자와 가까이서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간접흡연 피해를 볼 수 있다.

전자담배로 인한 3차 흡연의 위험성도 존재한다. 담배를 피우고 오면 자연스럽게 흡연자의 옷, 피부, 머리카락, 주변 사물 등에 독성 물질이 옮거나 쌓이게 되고, 이때 흡연자와 접촉하면 유해 물질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 전자담배는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유독 실내에서 피는 사람이 많다.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들이 침구류, 벽 등 주변에 그대로 쌓여 동거인이나 가족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성인보다 호흡기가 약한 어린이는 3차 흡연에 취약해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실내 전자담배 흡연을 더욱 자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