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수급 망했다" 인턴 3068명 중 131명만 등록… 대안 없는 복지부

입력 2024.04.03 15:38
전공의들
인턴 등록률이 10% 미만을 기록, 전문의 수급에 차질이 전망된다. /뉴스1
병원 인턴 임용 등록률이 10% 미만을 기록, 처참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 현장에선 전문의 배출 첫 단계인 인턴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을 경우, 향후 수년간 전문의 수급은 불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일 브리핑에서 2024년 인턴 임용 등록 대상 2068명 중 131명이 등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2일 12시 기준) 매년 인턴 등록 경쟁이 벌어졌던 서울대병원마저 정원 166명 중 6명만이 인턴 등록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선 처참한 수준의 인턴 등록률이 앞으로 수년간 의료체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 봤다. 김대중 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의사들은 1년 인턴과정을 마쳐야 레지던트를 지원할 수 있기에 인턴을 못 뽑으면 내년 레지던트 1년차는 없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4~5년간 전문의 수급은 망했다"며 "전문의를 따는 의사가 적으면 펠로우(전임의)가 없고, 펠로우가 없으면 대학병원에서 일할 교수요원도 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전공의와 전임의 수급이 제대로 안 되면 교수들이 다 알아서 해야 하니 대학병원을 떠나기 시작할 것이다"며 "도미노 현상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물론 올해 레지던트 1년차 예정자 2993명이 들어오지 않았으니 이들이 내년 레지던트 과정을 시작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이들이 행정명령 위반으로 3개월 면허정지를 받는다면, 병원에 돌아오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다"고 했다.

복지부는 인턴 등록률이 10% 내외를 기록한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나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인턴이나 레지던트는 정해진 수련 기간을 수료해야만 다음 과정으로 가거나 전문의 자격이 취득되는데 지금 인턴 등록자가 131명에 불과해 우려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추가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지금으로서는 명확하게 말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이 같은 사태를 정부가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협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어제까지 신규 인턴으로 들어와야 하는 분들이 등록을 대부분 하지 않았다"며 "이는 이들이 아직 정부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며 정부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환자 곁으로 젊은 의사들이, 의학을 연마해야 하는 학생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은 대통령과 정부의 진정성 있는 자세의 변화다"며 "이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의료가 최상의 의료로써 지속할 수 있도록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끝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 김택우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