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찌릿찌릿 아픈 골반… '대퇴비구충돌증후군​'일 수도

입력 2023.10.25 11:02
의사 프로필
새움병원 곽상준 원장
고관절의 통증은 흔히 노인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젊은층 가운데 고관절과 골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심심치 않게 많이 발견된다.

고관절은 몸통과 다리를 연결해주는 관절이다. 상지와 몸통의 무게를 양 다리로 분산해 스트레스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적지않은 체중을 견뎌내야하는 관절이다. 이런 관절의 역할 때문에 고관절은 관절 가동 범위가 넓고 안정적이다. 이로 인해 작은 손상이 발생해도 잘 견뎌낼 수 있다. 고관절 주변은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드물며, 일상생활을 심하게 방해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많은 체중을 견뎌야하는 고관절의 특성상 작은 손상이 시작되면 점차 빠르게 진행하고, 통증이 크지 않기 때문에 손상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간과하고 지속적으로 손상을 유발하는 활동을 지속할 위험이 있다. 결국 고관절 손상이 심하게 진행해 돌이키기 힘든 정도가 돼서야 불편감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아, 상당한 정도로 병이 진행된 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고관절 질환에 대해 알려진 바가 다른 관절 질환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젊은 층에서 고관절 질환을 키우는 원인이 된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고관절과 골반 부분에 불편감과 통증이 온다면 이상 유무를 확인 할 필요가 있다. 젊은층에서 고관절 또는 골반 주변의 통증이 발생했을 때 주의해야 할 것이 바로 '대퇴비구충돌증후군'이다. 고관절은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 자세, 바닥에 앉는 자세에서 큰 각도로 구부러진다. 이렇게 고관절 가동 범위가 크기 때문에 고관절을 이루는 뼈들 사이는 서로 부딪힘이 부드럽게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고관절이 많이 구부러지는 자세에서 뼈들 사이 충돌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이들 뼈뿐 아니라 관절을 보호하는 관절 연골에 손상을 야기한다. 이렇게 고관절 뼈들 사이 충돌로 연골이 손상되는 것을 '대퇴비구충돌증후군'이라 한다.

대퇴비구충돌증후군 초기에는 고관절 부위, 특히 서혜부 부분에 쪼그려 앉거나 고관절을 많이 구부리는 자세에서 찝힘 증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한다. 점차 충돌이 가중되고 연골 병변이 진행하면서, 고관절을 비틀거나, 양반다리를 하거나, 의자에 앉았다가 갑자기 일어서는 등 특정 동작이 불편해지고, 이런 불편감이 빈번하게 반복되며, 증상이 지속되는 시간이 길어진다. 특히 헬스나 요가 등 고관절 가동범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운동을 하는 젊은 층이 증가하면서, 이런 운동의 특정 동작을 할 때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게 관찰된다. 이런 충돌 증상은 한두 번의 충돌로 악화되지는 않는다. 다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반복적으로 충돌이 발생한다. 이런 가벼운 불편감은 대부분 무시되기 때문에 점차 충돌이 잦아지면서 결국 고관절을 보호하는 비구순 연골, 더 심하게는 관절 표면의 관절 연골이 손상되는 상태로 진행되며, 장기간 치료 없이 지속된다면 결국 고관절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퇴비구충돌증후군은 정형외과에서 촬영하는 가장 기초적인 일반방사선 사진과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이런 일차적인 스크리닝 과정만으로도 고관절의 충돌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비구순 연골 또는 관절연골의 손상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다. 단순한 충돌 증상만 있는 경우, 충돌을 유발하는 자세의 제한, 휴식, 약물, 그리고 고관절 부분의 지속적인 스트레칭과 이완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으나, 이런 충돌 증상을 넘어 일반방사선 사진의 이상, 그리고 진찰 소견상 고관절의 연골 손상이 의심될 경우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연골손상 여부를 MRI 검사를 통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보존치료는 최소 1~3개월 꾸준히 진행하는 것을 추천하며, 필요한 경우 주사치료를 동반할 수 있다. 이런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고관절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관절 내에서 충돌을 유발하는 병변을 제거하거나, 필요한 경우 손상된 연골을 부분적으로 제거 또는 봉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고관절의 관절내시경 치료는 고관절을 둘러싼 두꺼운 인대와 근육 등으로 인해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며, 숙련된 고관절 전문의에 의해서만 실행될 수 있다. 높은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큰 절개 없이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어 일상으로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대퇴비구충돌증후군은 활동량이 많은 젊은 연령일수록 연골 손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고관절과 서혜부에 불편감이 반복된다면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고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 

(*이 칼럼은 새움병원 곽상준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