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에 이것 있다면… 비만·당뇨·고혈압 위험

입력 2022.06.29 19:00
침대와 빛
수면 중 빛 노출이 비만, 당뇨,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노인이 수면 중 불빛에 노출되면 비만, 당뇨, 고혈압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연구팀은 침실 불빛 노출과 질환 간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63~84세 남녀 552명에게 수면 중 불빛 노출량을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손목에 착용하게 한 뒤 7일 간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매일 완전하게 깜깜한 어둠 속에서 5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255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297명은 수면 중 조금이라도 불빛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두 그룹으로 나눠 비만, 당뇨, 고혈압 유병율을 분석하니 눈에 띄는 차이가 나타났다. 먼저 매일 5시간 깜깜한 곳에서 수면하는 그룹의 비만 유병률은 26.7%였는데 그렇지 않은 그룹은 40.7%였다. 당뇨 유병률은 9.8%대 17.8%였고 고혈압은 59.2%대 73.0%였다.

다만 연구팀은 특정한 시점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횡단연구(cross-sectional study) 결과이기 때문에 수면 중 불빛 노출이 비만, 당뇨, 고혈압을 촉진한 것인지 아니면 비만, 당뇨, 고혈압이 불을 켜고 자게 만든 것인지는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비만하거나 당뇨 또는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화장실에 가거나 깊은 잠을 자기가 어려워 다른 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수면 중 빛 노출은 우리 신체에 여러 영향을 끼친다. 먼저 수면 환경이 밝으면 멜라토닌 생성이 억제돼 성장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든다. 이러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기억력, 사고력 등이 저하된다. 하부 전두엽의 기능에 영향을 미쳐 작업기억능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작업기억능력은 단기 기억의 일부로서 집중력과 인지능력, 감정조절, 식욕조절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당연히 노인에게만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다.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 수면 중 빛 노출은 3~5세 미취학 아동의 멜라토닌 생성도 억제했다. 물체를 겨우 인식할 정도인 10lux의 불빛도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취침 전에는 전자기기의 불빛들을 모두 차단하는 게 좋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수면 연구학회(Sleep Research Society)의 학술지 ‘수면(Sleep)’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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