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은 고혈압, 당뇨병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흔하게 가진 3대 만성질환 중 하나다. LDL 콜레스테롤이 높고, 중성지방이 높으며,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를 의미한다. 이상지질혈증은 각종 질환을 유발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도 약을 먹어야 할까?
◇약만 잘 먹어도 뇌졸중·심근경색 위험 줄어
증상이 없더라도, 이상지질혈증 약을 잘 챙겨 먹어야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이상지질혈증 약은 주로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약인데, 콜레스테롤 수치는 심혈관계 질환과 관계가 깊다. 전 세계적으로 허혈성 심장질환의 3분의 1 정도는 콜레스테롤이 높아서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남성 허혈성 심장질환의 25%, 여성의 15%, 남성 허혈성 뇌졸중 7%, 여성의 6%는 이상지질혈증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는 질병관리청 지역사회건강조사를 통해 "심혈관계 질환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을 때 콜레스테롤을 조절해서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1차 예방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이 생기고 실시하는 2차, 3차 예방보다 비용효과적이기 때문에 증상이 없어도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실제로 중년성인에서 LDL 콜레스테롤을 40mg/dl씩 감소시킬 때마다 심혈관계질환 위험도가 20%씩 감소한다"고 말했다.
약물치료 시작 시기는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우선 흡연, 혈압, HDL 콜레스테롤, 나이, 가족력의 5가지 위험인자 중 몇 가지 위험인자를 가졌는지 확인해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와 비교한다. 예를 들어, 위험인자가 3개로 중등도 위험군에 속하면,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가 130mg/dl이기 때문에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30mg/dl을 넘으면 당장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반면, 위험인자가 0이면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가 160mg/dl이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30mg/dl이어도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
다만, 동맥경화로 인한 증상이 없지만, 어느 정도 동맥경화가 진행되었으리라고 추정되는 경동맥 협착, 복부동맥류, 당뇨병이 있는 경우는 위험인자 개수와 무관하게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박현아 교수는 "이 경우 LDL콜레스테롤은 100mg/dl 이하를 목표로 하며, 동맥경화성 질환인 관상동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 허혈성뇌졸중, 일과성허혈발작, 말초혈관질환을 이미 진단 받은 분들은 초고위험군으로 LDL콜레스테롤은 70mg/dl 이하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에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