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명은 결국 멸망의 길로 치닫는다. 근대문명도 예외가 아니다. 극단의 이기주의와 무한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근대문명이 오래가서도 안 되고 오래갈 수도 없다. 붕괴의 조짐이 이미 보이고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는 근대문명의 막차 손님이 되었다. 사회적 혼란은 물론이고 우리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도 근대문명의 폐해가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선비정신, 선비문화야 말로 혼란의 시대에 대한 처방이다. 그렇다고 봉건시대로 돌아가자는 것도, 근대문명을 거부하는 것도 아니다. 둘 사이의 장점을 살려 제 3의 문화운동을 일으키자는 것이다. 선비정신의 현대적 부활이 필요하다. 형식은 달라도 그 바탕의 정신은 계승하자는 뜻이다.
요즘 우리 사회는 브레이크 없는 차가 질주하는 것 같다. 충동, 폭발, 공격…. 뉴스 보기가 두렵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선비의 절제된 정신과 생활이다. 산업사회 건설을 위해 우리는 돌격 앞으로 정신으로 달려왔다. 과정보다 목표 지향적이었다. 무리, 억지, 부정도 있었다. 정신은 피폐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도 더 올라야 한다는 '더, 더 심리'에 쫓기고 있다. 누구도 그만하면 됐다는 소리를 못한다. 선비의 지족(知足·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앎) 정신의 발로가 절실한 시점이다. 물질적으로 좀 부족해도 맑게 살겠다는 청빈(淸貧)의 정신, 명예를 중히 여기는 고매한 인격, 나누고 베풀고 손님 접대에 극진한 선비정신. 올바른 가치관에 이 모든 정신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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