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연합학력평가, 기억력 높이려면 '숙면'이 필수

입력 2014.06.10 15:50
여자가 숙면을 취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DB

6월 12일,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앞둔 수험생들이 시험을 앞두고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라는 '4당5락'이 사실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조간신문 데일리 메일(Daily mail)에 보도된 이번 연구는 충분한 수면이 기억력 향상에 좋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지금까지 숙면이 기억력 향상에 좋다는 것은 수많은 실험을 통해 밝혀졌지만 수면이 학습을 강화한다는 물리적 증거를 발견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뉴욕대학교의 웬-비아오 간(wen-biao Gan)교수는 수면의 유무가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기 위해 특정 단백질이 형광색을 발하도록 유전자 조작을 한 쥐를 이용해 실험했다. 연구자들은 쥐에게 60분간 회전 기둥을 걷는 학습을 시킨 뒤, 한 무리의 쥐들은 7시간 동안 수면을 취하게 하고, 다른 한 무리의 쥐들은 깨어있게 했다. 연구진은 레이저 스캔 현미경을 이용해 운동피질 내의 빛나는 형광 단백질을 관찰하고, 학습 전˙후의 수상돌기 성장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그 결과 수면이 부족한 쥐들의 수상돌기 성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을 하면 그 정보가 새로운 수상돌기 다발로 흘러들어가 기억체계가 생성되는데, 그 과정이 수면을 취한 쥐들에게만 일어난 것이다. 이는 학습 후의 수면이 뇌의 운동피질영역에 변화를 초래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충분한 수면이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연구에 따르면 뇌세포들이 숙면(서파수면)을 할 때 새로운 정보를 소화하도록 자극된다. 이 과정에서 뇌세포는 꿈을 꿀 때처럼 뇌파가 느려지고 빠른 눈 운동이 멈추게 된다. 하루 동안 배운 것을 수면 중에 뇌가 되새기는 과정에서 신경단위의 재생이 활성화되며 더 잘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또, 학습 내용의 종류에 따라 특정한 수상돌기가 자란다는 것이 밝혀졌다. 예를 들면, 회전 기둥에서 앞으로 뛰어갈 때와 뒤로 뛰어갈 때, 각기 다른 수상돌기가 자란 것이다. 이는 특정한 일을 배우는 것이 뇌의 특정한 구조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교수는 "세포 단계에서 수면은 단순한 휴식을 의미하지만, 기억 신경 체계의 활성화를 위해 수면은 필수적이다"며 "제대로 자지 않으면 제대로 배울 수 없다"고 말하며 숙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