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저리고 아프면 무조건 디스크? 혈관 좁아지는 말초동맥질환도 많다

입력 2011.02.16 08:37

대전에 사는 김모(70)씨는 2년 전부터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파 앉아서 쉬어야 했다. 척추에 문제가 있는 줄 알고 병원을 찾아갔으나 이상이 없었고, 의사는 "혈관문제일 수도 있다"며 혈관 단층 촬영을 시행했다. 검사결과 오른쪽 대퇴동맥이 90%가량 좁아지고 왼쪽은 완전히 막힌 말초동맥 질환이었다. 의사는 "조금만 늦었으면 발이 괴사해 절단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오른쪽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하고 왼쪽 혈관에 인조혈관을 붙이는 대수술을 받았다.

환자 절반은 척추 질환으로 착각

말초동맥 질환은 노화와 함께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지고 혈액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질병이다. 대부분 다리의 말초동맥부터 문제가 생긴다.

오른쪽 다리에 말초동맥질환이 있는 환자의 혈관조영술 사진. 혈관 위쪽 일부분이 막혀있으며(점선 원), 동맥이 두 갈래로 갈라진 왼쪽 다리와 달리 오른쪽 동맥은 한 가닥이 완전히 막혀 보이지 않는다(타원 내부). /건양대병원 제공

현재 국내 60세 이상의 약 18%가 정도 차는 있지만 말초동맥 질환을 가지고 있다. 걸을 때마다 다리가 저리고 아픈 것이 주요 증상인데, 척추관협착증과 증상이 비슷해 헷갈리는 환자가 많다.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윤치순 교수는 "말초동맥 질환 환자의 절반가량은 척추 질환으로 착각해서 정형외과를 들렀다 온다"고 말했다.

말초동맥 질환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가만히 있을 때도 다리에 통증이 계속되고 상처가 생겨도 잘 낫지 않으며, 결국 발이 썩는다.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이택연 교수는 "증상이 가벼우면 아스피린이나 혈관확장제 등을 써서 약물치료를 하며, 약물로 효과가 없으면 스텐트 시술이나 인조혈관을 붙이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혈관이 100% 막혀 조직의 괴사가 일어난 상태라면 현재의 의술로는 치료할 수 없어 환부를 절단해야 하므로 일찍 발견하는 것이 관건이다. 조직이 죽기 시작했으면 괴사 부위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약물치료 등을 한다.

다리 혈압이 팔 혈압보다 낮으면 의심해야

걸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함께 발목·무릎 등 다리의 혈압이 팔 혈압의 90%에 미치지 못하면 말초동맥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일반인은 스스로 발목 등의 혈압을 정확하게 재기 어려우므로 가까운 병·의원에 가서 재는 것이 확실하다. 이와 같은 기본 검사로 말초동맥 질환이 의심되면 혈관 초음파 검사, 혈관 단층 촬영, 혈관조영술과 같은 정밀 검사를 시행한다. 윤치순 교수는 "3차원 혈관 단층 촬영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도 말초동맥이 막힌 곳과 폐쇄된 정도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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