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서 가장 빨리 늙는 곳 중 하나는 눈이다. 40세가 넘으면 대부분 눈이 침침해지고 신문, 핸드폰 등 가까이 있는 것이 잘 안 보인다. 현재까지 의학적으로 노안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눈 안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면 20대의 눈으로 어느 정도는 돌아갈 수 있다.

수정체란 시력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관으로 카메라 렌즈처럼 안구 깊숙한 곳에서 눈에 초점을 맞추는 역할을 하는데 나이가 들면 수정체가 탄력을 잃고 뿌옇게 변한다. 따라서 낡은 수정체를 빼고 새 수정체를 끼면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없앨 수 있다. 인공수정체는 해마다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데, 최근에는 난시교정 등 첨단 성능으로 무장한 인공수정체까지 나오고 있다.

◆ 인공수정체 삽입 후 이젠 안경 안 써도 돼

과거에는 인공수정체 삽입 후 난시가 생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 인공수정체는 난시까지 고친다. 2008년 국내에 들어온 토릭 인공수정체는 노안, 백내장과 함께 난시도 잡아준다. 수정체 안쪽에 얇은 줄이 그어져 이 줄을 난시 축에 맞추면 수정체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아 백내장 수술로 난시교정 효과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인공수정체의 또 하나의 단점은 수술 후 돋보기나 졸보기를 써야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다초점, 조절형 인공수정체는 이런 단점이 없다. 인공수정체는 크게 근시형, 원시형 두 가지로 나뉘는데, 나이 든 사람은 대개 근시가 더 심하므로 근시형을 선택한다. 하지만 이 경우 원거리 교정 효과는 없어 수술 후 안경을 써야 했다.

이런 단점을 해결한 렌즈가 4~5년 전 국내에 도입된 다초점 인공수정체다. 이 수정체는 사실 엄밀히 말하면 33㎝이내와 50㎝이상 두 곳만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두 초점 인공수정체. 따라서 33㎝와 50㎝사이인 중간시(컴퓨터를 할 때 모니터와 눈 사이의 거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는데, 1년 전쯤 중간시를 교정한 세 초첨 인공수정체가 나와 중간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

◆ 인공수정체는 한번 끼면 다시 못 빼므로 잘 골라야

한번 인공수정체를 꼈던 사람은 인공수정체로 바꾸고 싶어도 쉽게 바꿀 수 없다. 수정체를 빼려면 각막을 10mm이상 절개해야 하고 수정체를 꺼내는 과정에서 상처가 생겨 새 수정체를 정확한 위치에 넣기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처음 인공수정체를 선택할 때 신중하게 잘 골라야 한다.

최신 인공수정체의 가장 큰 단점은 비용이다. 첨단 인공수정체는 백내장 수술 비용 외에도 수정체 값을 따로 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인공수정체보다 2~4배 비싸다.

조절형 인공수정체의 경우 수정체를 지지하는 부분이 사다리꼴 모양으로 거리에 따라 꺾일 수 있게 돼 있어 근시, 원시, 중간시를 모두 교정할 수 있지만 근시교정 효과가 다른 렌즈보다 떨어지고 야간 빛 번짐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근시가 심하거나 택시운전기사 등 밤에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은 다른 수정체를 고르는 것이 좋다. 또 난시가 아주 심한 사람은 조절형 인공수정체를 끼면 근시와 원시 모두를 놓칠 수 있으므로 끼지 않는다.

토릭 인공수정체 역시 아직까지 2.5디옵터까지만 난시를 교정할 수 있기 때문에 난시가 아주 심한 사람은 레이저 등으로 난시수술을 받은 뒤 일반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것이 더 낫다.

이밖에 지난 4월 미국백내장굴절학회에는 또 다른 시술법이 소개됐다. 백내장 수술 시 각막을 깎을 때 라식수술을 할 때 사용하는 펨토세컨 레이저를 사용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지금처럼 칼로 절개할 때보다 정확한 크기와 위치로 각막을 절개할 수 있어 부작용 발생률이 훨씬 떨어진다.

◆ 인공수정체 관련 궁금점

Q. 나중에 라식수술 받을 수 있나? = 인공수정체 수명은 영구적이므로 수정체가 제자리에만 들어갔다면 라식수술은 필요 없다. 설사 라식수술을 한다 하더라도 라식은 각막 표면을 벗겨 내 시력교정 효과를 보는 것이므로 각막 4~5mm 뒤에 있는 수정체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Q. 원래 수정체는 어디로 가나? = 인공수정체를 삽입할 때에는 원래 수정체를 초음파를 쏘아 부순 후 빨아들인 다음 집어넣는다. 따라서 인공수정체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에는 원래 수정체가 없으므로 반드시 새 인공수정체를 삽입해야 한다.

Q. 인공수정체가 안에서 돌아다니지는 않나? = 인공수정체는 사람의 수정체보다 3~4mm 작지만 수정체를 지탱해주는 지지대가 양끝에서 꽉 붙잡고 있기 때문에 눈 안에서 인공수정체가 움직일 비율은 1% 미만이다. 

Q. 최신 인공수정체를 한쪽 눈에만 넣어도 되나? = 양쪽에 넣었을 때보다 효과는 떨어지지만 한쪽 눈에만 넣어도 어느 정도 효과는 볼 수 있다.